스캔들女? 이지아에게 다시 배우를 許하라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3.31 15: 20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이지아가 희대의 스캔들女란 오명(?)을 벗어나 본업인 배우로 재기 발판을 다졌다.
이지아는 지난 30일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두 번의 이혼 끝에 자신과의 결혼을 이루는 독립적인 여인 오은수로 열연했다. 결말에 대한 일부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작품은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김수현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고른 호평도 주를 이룬다. 사랑받았고 관심 받았단 증거다.
그래서 이지아는 2년 만의 컴백작에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한 모습이다. 지난 2011년 11월 MBC 드라마 '나도 꽃' 이후로 두문불출했던 그는 온갖 풍파를 지나 '세결여' 대본을 집어 들었다. 그에게 2년이란 공백이 생겼던 건 대중이 모두 아는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 스캔들 때문이었다.

2011년 4월, 갑작스레 과거 결혼과 이혼 내용이 보도됐고 그 과정에서 나이와 학력 등 프로필 논란까지 드러났다. 전 남편과의 사랑 그리고 결혼, 이혼에 이르기까지 한 여자의 인생을 두고 볼 때 뼈아픈 과거사들이 대중 앞에 낱낱이 파헤쳐졌다. 아직도 '이지아' 하면 당시의 스캔들 그늘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아무리 그가 오롯이 본업인 연기로 대중을 만나고 싶었대도 세상은 그를 쉬이 편안하게 봐주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사생활 노출은 배우이기 전에 여자로서 이지아를 힘들게 했다. 물론 유명 연예인이기에 감내해야 할 유명세인 것도 사실이지만 이름 없는 네티즌의 무분별한 돌팔매질은 가혹했다. 시간은 약이지만 이지아에게, 그리고 대중에게 과거사와 스캔들의 얼룩은 과연 언제쯤 지워질 수 있을까. 실상 이젠 모두 끝난 일이다.
어쨌든 이지아는 용기를 냈다. 한때는 바깥 외출이 힘들 정도로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어 고생을 해야 했다.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가라앉지 않았지만 그래도 스캔들女로 전락할 수만은 없었다. '거장'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덜컥 집어 든 것은 배우로서 정면 승부하겠다는 결정 아니었을까. 어렵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김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이지아가 이루고자, 보여주고자 한 것은 남달랐을 테다.
드라마 초반 이지아는 예상처럼 차가운 도마에 올랐다. 외모와 연기력에 대한 논란과 비난이 이어졌다. 그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회를 더할수록 전개가 깊어질수록 이지아에 대한 평가는 호전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이지아의 자세와 마인드다. 그가 만일 희대의 스캔들 뒤 복귀작으로 트렌디 드라마를 선택했다면? '세결여' 속 오은수 역할은 미혼의 여성이 소화하기 절대 녹록치 않은 캐릭터였다. 이지아에게 아무리 개인적인 이혼 경험이 있다고는 해도 작품 속에서 두 번씩이나 이혼을 하고, 씨가 다른 두 아이를 낳고, 결국엔 홀로서기를 하는 여자의 복잡한 사연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쁜 척, 순진한 척, 아니면 화려한 척 해야 하는 연기보다 많은 화두를 던지는 오은수 캐릭터로 돌아온 이지아에게 이젠 배우 타이틀을 다시 붙여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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