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밀회’ 김희애의 파격연기,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다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4.01 09: 30

두 번째 파격변신이다. 지난 2007년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매력적인 내연녀로 분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김희애는 연하남 유아인과 사랑에 빠지는 오혜원을 연기하며 또 한 번의 파격변신을 감행했다.
결과는 성공적. 김희애와 유아인의 탄탄한 연기력에 수려한 연출이 더해진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는 날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며 종편 드라마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밀회’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룬 40대 유부녀와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서 있는 20살 남성의 밀애를 다루고 있다. 극중 김희애는 서한예술재단의 기획실장으로 교양과 세련미를 갖춘 커리어우먼을 연기한다.

혜원은 음대교수인 남편 강준형(박혁권 분)과 화보 같은 화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내면은 무미건조한 인물. 그런 그녀의 삶에 뛰어든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유아인 분)는 묻어뒀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함께 애욕의 본능을 일깨우는 촉발제가 됐다.
지난 31일 방송된 ‘밀회’ 5회에는 혜원이 선재에게 기습 키스, 두 사람 사이에 비밀이 늘어나며 더욱 은밀하고도 애틋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남편이 있는 자신의 집에서 어린 제자에게 키스를 하는 혜원의 과감함은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연장시키며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또 혜원은 호스트바 출신의 연하남에게 매달리는 영우(김혜은 분)를 힐난하면서도, 선재의 여자친구 박다미(경수진 분)를 향한 질투심은 감추지 못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겉으론 온화하고 기품이 넘치는 예술재단 실장이지만, 선재의 작은 상처에 다미와의 베드신까지 상상하는 발칙하고 질투심 가득한 여자에 불과했다.
늘 사랑을 갈구하며 안달 난 선재와는 달리 여유롭고 느긋한 태도를 취하던 혜원. 그러나 혜원은 “너무 좋아하면 다 들키지 안 나요?”라고 의미심장하게 내뱉은 선재의 말에 동조하며 선재와의 관계를 끊을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희애는 이처럼 어린 제자에게 흔들리는 오혜원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선재를 향한 감정을 제어하려 해도, 본능적으로 끌리는 감정을 져버리지 못하는 혜원의 혼란스러움을 애절한 표정과 몸짓으로 생생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덕분에 드라마 ‘밀회’는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자극적인 불륜 소재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 심저에 깔린 인간의 본성을 섬세하게 건드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날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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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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