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캐릭터는 없다, 마블이라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4.02 15: 35

마블 코믹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련의 영화들을 통해, 새삼 마블이 자신들의 캐릭터를 사랑하는 방식이 놀라움을 주고 있다. 마블 캐릭터들은 영화를 통해 진화한다.
'어벤져스'를 중심에 놓고 살펴보자면, 별 매력이 없는 밍숭맹숭한 캐릭터라 여겨졌던 미국 대장, 캡틴 아메리카의 '재발견'에 대해 회자되는 요즘이다. 물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 후광이 있긴 하지만, 이 캡틴 아메리카 자체의 경쟁력이 영화를 통해 입증됐다는 반응이다.
현재 상영 중인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는 1일까지 총 168만 3151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았다. 2011년 개봉한 전편 '퍼스트 어벤져'의 50만여명의 기록은 단 3일만에 넘었다.

영화팬들을 기쁘게 한 것은 영화 자체의 만듦새에 대한 호평, 이 안에서 캐릭터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사랑이 보여진다는 것이다. 1941년 마블 코믹스에서 출시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 반나치 슈퍼히어로는 다른 마블 히어로들보다 부자도 아니고 힘도 달렸으며 방패는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히어로 중에서는 가장 약골이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에서는 이 전 능력치가 가장 평규적인 히어로에 역사와 철학을 부여했고, 방패는 방어와 공격을 넘은 미국대장만의 기술을 보여준다.
한국 영화팬들에게 마블에 대한 관심을 급상승시킨 히어로는 아이언맨이다. 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0년 '아이언맨2', 2013년 '아이언맨3'까지. 시간이 갈수록 이 섹시한 히어로는 점점 부자가 됐고 슈트가 강해지고 많아졌다. 물론 3편의 국내 인기는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인기를 톡톡히 입었다.
'어벤져스'는 마블과 한국 대중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킨 영화가 됐다. 이제까지 개봉한 영화들에서 활약한 히어로들이 총집합했기에 만화팬이 아니었던 사람들도 이 캐릭터들이 마블이라는 우주에 속한 식구들임을 알게 됐던 것이다.
다행히 '어벤져스'는 히어로들마다 개성과 장점이 모두 다르기에 영화화되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란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며 성공을 거뒀고, 2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한국 촬영까지 진행되게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어벤져스' 안의 캐릭터들의 비중이나 존재감이 균형을 이뤘던 것은 아니다. 물론 균형감이 필수조건도 아니고 재미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해당 캐릭터의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수도 있는 대목. 일례로 '어벤져스'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블랙 위도우보다도 존재감이 약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어벤져스'와 개별 캐릭터 시리즈는 유기체처럼 연결돼 있다. 캡틴 아메리카는 결국 '어벤져스2' 개봉 전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를 통해 자신의 홍보를 톡톡히 했고, 정체성을 확실히 알렸다. 2011년 '토르:천둥의 신'에서 다소 실망감을 느꼈던 팬들은 2013년 개봉한 '토르2'를 통해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마블 캐릭터는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스토리와 존재감이 확실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캡틴 아메리카 뿐 아니라 '어벤져스'에서 호크아이가 기억이 잘 안난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2008년 '인크레더블 헐크' 이후 왜 헐크 시리즈가 나오지 않냐고 궁금해하던 이들에게는 '어벤져스2'가 기쁜 소식을 전달해준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2'를 통해 헐크와 호크아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미 마블의 팬들은 2편의 주인공은 헐크임을 눈치채고 있는 상태다.
파이기는 최근 인터뷰에서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가 출연하는 '헐크' 시리즈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 아쉬움이 '어벤져스2'로 달래질 것이다. 호크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어벤져스2'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집단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캐릭터를 숨가쁘게 홍보하고 책임(?)진다. 버릴 캐릭터가 없다.
마블이 조만간 선보이는 영화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 범 우주적 히어로물로 '어벤져스'보다 한층 큰 사이즈를 자랑해 우주판 어벤져스라고 불린다. '어벤져스' 3탄에서는 함께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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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스틸,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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