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킴 "윤종신, 배울 점 많아..롤모델 됐다"[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4.03 11: 15

군복을 입고 수줍게 기타를 연주하던, 노래를 시작하면 매력적인 음색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던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의 김정환이 신인가수 에디킴(24)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보컬과 익숙한 얼굴에 대한 반가움과 한층 밝아진 표정에서 오는 신선함이 좋은 예감을 줬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OSEN과 만난 에디킴은 정식 데뷔를 앞둔 긴장보다는 설렘과 즐거운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군복을 벗고 본래 밝은 성격으로 돌아왔고, 음악을 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매일 매일이 소중하고 행복해 보였다.
에디킴. 사실 '슈퍼스타K4'의 일병 김정환이 더 익숙한 이름이다. 당시 톱6까지 올랐던 실력파. 김정환으로 먼저 대중에 알려졌기 때문에 에디킴과 김정환을 매치시키지 못하는 이들도 꽤 있다.

"김정환의 모습은 내가 아닌 것 같았어요. 당시 군인 신분이라 방송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늘 조심스러웠어요. 사실 저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까부는 성격이거든요(웃음).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저는 원래 어쿠스틱한 느낌을 기반으로 노래하는 스타일인데, 본선에서는 밴드 사운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죠.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 보니 김정환이 아닌 에디킴으로 활동하게 됐죠."
'슈퍼스타K4' 당시 에디킴은 예선부터 자작곡 '투 이어즈 어파트(2 Years Apart)'로 심사위원이었던 가수 이승철의 극찬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또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음악적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실력파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함께 오디션에 참가했던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데뷔는 조금 늦었다. 방송 후 군복무를 마쳐야했고, 음악적으로 마음이 맞는 소속사를 찾기 위해 고심했다. 에디킴은 고심 끝에 가수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와 손을 잡고, 드디어 오는 11일 데뷔음반 '너 사용법'을 발표한다. 여섯 트랙 모두 자작곡으로 가득 채웠고, 윤종신과 공동 프로듀싱까지 맡은 온전한 그의 음반이다.
"같은 소속사에 있는 김예림이 곡을 잘 소화해서 부르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내 작곡법으로 나에게 맞는 곡을 써서 부르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윤종신 선배님도 그 스타일을 많이 봐주시고 거기에 기대를 하지 않았나 싶어요. 회사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써놓은 곡들도 많이 들려주고, 작업실에서 곡 작업도 많이 했어요. 정말 고맙고도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윤종신은 '슈퍼스타K'를 대표하는 심사위원이다. 심사위원과 참가자의 만남은 어쩌면 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에디킴이 출연했던 시즌4에서는 윤종신이 심사위원을 맡지 않았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인연이 닿은 걸까.
"제대하고 두 달 동안 기획사 미팅을 한 것 같아요. 대형 기획사도 있었고 신중하고 싶어서 오랫동안 여러 번 만났죠. 마지막에 미스틱89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같이 하고 싶다'고 했어요. 다른 기획사가 상업적인 이야기를 했다면 윤종신 선배님은 음악적으로 많은 걸 물어봤어요. 색깔도 맞았고, 음악적으로 배울 것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윤종신과 인연을 맺고 지난해 연말 소속사 캐롤 음반에 참여하며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예능에서는 재미있고, 오디션에서는 날카로운 윤종신. 그렇다면 음악 선배로, 소속사 대표로는 어떤 모습일까.
"음악 외적으로도 배우는 게 많아요. 일단 소속사 대표로 일이 많으신데 노래도 부르고 공연도 하면서 그 외에 방송도 하고, 또 소속 가수들을 다 잘 챙겨줘요. 정말 부지런하고 일에 열정이 넘치시죠. 회사에 들어간 후 롤모델이 될 정도로 많은 걸 배우고 느꼈어요. 또 사석에서는 편안한 형님처럼 대해주시기도 하죠. 믿고 따라가는 부분이 있어요."
에디킴은 일찌감치 음악으로 진로를 정하고 한 길만 걸어왔다.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중학교 때 합창대회에 나가면서 무대의 재미도 느꼈다. 뮤지션의 꿈을 품고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홀로 미국 보스톤으로 유학을 가 화성악과 음악이론, 클래식 작곡 등을 배우며 음악적 소양을 넓혔고, 현재 버클리 음대 보컬 전공생으로 1학년 수업을 마치고 휴학 중이다.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웠지만 윤종신 선배님과 공동 프로듀싱을 하면서 배운 것이 어마어마해요. 경험도 많아 졌고요. 이제 정식으로 데뷔하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갈고 닦는 것은 어떻게 보면 퇴보라는 생각도 들어요. 배운 만큼 앞으로 실전을 더 많이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요?"
군대에서도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일단 곡을 많이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입대했다는 에디킴은 훈련을 받으면서 틈틈이 곡을 썼고, 선임들에게 기타를 가르쳐주는 등 음악 작업을 쉬지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만든 곡들 중 '사랑'이라는 테마로 묶인 6곡이 이번 데뷔음반에 수록됐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진솔하게 담은 곡들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일들을 노래한다. 특히 타이틀곡 '밀당의 고수'는 남녀의 아슬아슬한 밀고 당기기를 에디킴만의 직설적인 가사로 표현한 곡. 제목부터 에디킴의 재치가 묻어난다.
"'밀당의 고수'는 2012년에 만든 곡인데, 밀당의 고수를 만나 벌어지는 상황을 가사로 표현했어요. 저만의 독특한 화법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노래 대부분 은유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거든요. 이게 포인트죠. 봄에 어울리는 음악이고 가사에도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넣었어요."
일찌감치 꿈을 정하고 한 길만 걸어오면서 에디킴은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야 드디어 음악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동안 아무리 즐기려고 해도 배우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실전에서 제대로 된 음악을 한다는 마음이요.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것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미 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사실 남부러울 게 없죠(웃음)."
그렇다면 이제 막 신인으로 가요계에 발을 내디딘 에디킴이 꾸고 있는 꿈은 무엇일까.
"음악이라는 틀 안에서 모든 걸 다 해보고 싶어요. 곡도 주고 받고, 클래식도 했었기 때문에 드라마 OST나 뮤지컬 작곡도 해보고 싶어요. 음악으로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seon@osen.co.kr
미스틱89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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