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자후] 1쿼터 날린 챔프 1차전 중계, 한선교 총재 공약 어디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4.03 14: 20

농구를 보고 싶은데 볼 채널이 없다. 한 시즌의 챔피언을 가리는 프로농구가 여전히 찬밥대우를 받고 있다.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1차전이 2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치러졌다. 모비스는 77-74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런데 창원에 가지 못하고 안방에서 TV로 경기를 보려던 팬들은 난데없이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가 시작한지 한참 지났는데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농구중계를 하는 채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 1차전 중계는 SBS스포츠가 맡았다. 이 채널은 5시부터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생중계했다.

문제는 배구의 경우 경기 종료시간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이날 GS칼텍스는 세트스코어 3-1로 IBK기업은행을 제압하면서 시리즈를 2승 2패로 돌렸다. 농구중계는 배구가 끝난 뒤 경기시간이 19분이 지난 7시 19분에서야 지연중계됐다. 모비스가 20-19로 앞서며 1쿼터 종료가 1분 남은 상황이었다. 만약 배구가 풀세트 접전으로 치러졌다면, 농구중계는 전반전 통째로 전파를 타지 못할 운명이었다.
발을 동동 구르던 일부 팬들은 유투브 채널을 통해 중계되는 SPOTV채널을 가까스로 찾아내 농구를 시청할 수 있었다. 프로농구 중계권 판매 사업자 에이클라가 소유한 SPOTV는 타방송사의 송출장면을 생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 팬들은 “팬들이 직접 채널을 찾으러 돌아다녀야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KBL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한탄했다. 
KBL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상황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 여자프로배구는 KBS N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 채널선택의 폭이 제한되면서 시청자들의 보편적 채널선택권이 보장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2차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에 밀린 프로농구 챔프 2차전은 지상파나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이 아닌 여성전문 케이블 MBC퀸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농구팬들이 3일 오전 자신의 지역에 해당채널이 나오는지 검색을 하면서 ‘MBC퀸’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스포츠가 챔프 2차전에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를 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한선교 프로농구연맹 총재는 2011년 6월초 3년 임기의 제7대 총재로 취임했다. 당시 한 총재는 경선 과정에서 ‘지상파를 포함한 전 경기 텔레비전 중계’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 총재가 방송인 출신인 동시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한나라당)이기에 공약실천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재 프로농구는 가장 중요한 챔프전이 제대로 전파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총재의 공약은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 한 총재는 오는 6월부로 총재임기가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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