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라의 도란도란] 오승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07 08: 30

7일 일본 에는 오승환에 대한 작은 토막 기사가 났다.
"바람불고 추운 날씨 속에서도 오승환이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오승환은 지난 6일 야쿠르트전에서 팀이 15-8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야쿠르트와의 3연전에서 무실점한 한신 투수는 오승환이 유일했다.
일본 무대 3번째 등판 만에 그는 제대로 된 칭찬을 들었다. 이전까지 그에 대한 평가는 아직 물음표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32개의 공을 던졌을 때도, 3일 일본 무대에서 첫 실점을 기록했을 때도 그에게는 한일 양국의 우려가 쏟아졌다.

'일본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고 있다', '더 많은 변화구를 장착해야 한다', '한국에서만큼 위력적이지 않다' 등 그를 흔드는 많은 말들이 들려왔다. 이제 갓 새로운 나라에 들어선 오승환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스스로도 속상했고 많은 걱정에도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웬만한 '바람'에는 흔들리지 않는 그의 성격이 우직하게 그를 이끌었다. 한국에서 9년간 최고의 마무리로 군림했던 오승환이지만 그는 여기서 끊임없이 새 구종을 익히고 자기것으로 만들었다. 같은 팀 필승조 후쿠하라에게 포크볼 그립을 물어보기도 하고 홀로 연습을 이어갔다.
오승환은 6일 경기 전 "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3경기 밖에 뛰지 않았는데 벌써 제가 거기에 흔들려 조급해하면 제 장점까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해왔던 스타일을 버릴 수 없다"며 그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오승환은 일본에서 앞으로 더 매서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더많은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별명과 비슷한 바위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는 '한신의 돌부처'가 된 오승환. 강단 있는 그의 마음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을 보며 나아가고 있다.
autumnbb@osen.co.kr
도쿄, 오사카=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