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좋은 포수 없소? 포수 기근현상 심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07 07: 30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박경완 SK 2군 감독이 지난 5일 성대한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해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 박 감독의 은퇴는 한 시대의 종식을 의미함과 동시에 포수 기근 시대에 과연 그와 같은 포수가 또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했다.
박경완 이후로 포수 중에서는 강민호(롯데)와 양의지(두산)가 두각을 드러내며 리그 대표 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외에는 눈에 띄는 포수 유망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부분 팀들이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어느 때보다 포수 기근이 심화된 모습이다.
통합우승 3연패에 빛나는 삼성은 베테랑 진갑용과 지난해 주전급으로 기용된 이지영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 2년차 이흥련이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흥련은 포구·블로킹에서 큰 실수없이 수비를 하고 있지만,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로 타격이 너무 부진하다.

KIA는 김상훈과 차일목 두 베테랑 포수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으나 안방이 너무 불안하다. 김상훈은 5개, 차일목은 7개 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저지가 한 번도 없었다. 도루저지율 0% 팀은 KIA가 유일하다. 타격에서도 김상훈이 5타수 무안타, 차일목이 15타수 무안타. 도합 20타수 무안타로 심각한 수준이다.
LG도 주전 포수 윤요섭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개막 첫 주 동안 포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윤준과 최경철 모두 믿음을 주지 못했다. 특히 최경철의 부상으로 주전 마스크를 쓴 조윤준은 지난 3일 잠실 SK전에서 2루 송구 중 공을 땅에 패대기 치는 보기 드문 실책으로 체면을 구겼다. 조윤준과 최경철은 타격에서도 1할대 타율에 그쳤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신경현의 은퇴를 전후로 포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는 한화도 신인 포수 김민수가 주전 마스크를 쓰며 도루저지율 3할7푼5리로 강한 어깨를 과시하고 있지만, 실책 2개로 미숙함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타격에서도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로 떨어진다. 2년간 주전급으로 기회 받은 정범모도 공수에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포수들도 있다. NC 김태군은 시즌 초반이지만 공수에서 안정감이 향상돼 돌풍의 핵이 되고 있다. 블로킹과 송구가 좋아진 그는 타격에서도 4경기 11타수 5안타 타율 4할5푼5리 불방망이. 넥센 허도환도 3할의 도루저지율과 함께 19타수 7안타 타율 3할6푼8리로 타격도 좋아졌다. 그러나 그들이 부상으로 빠지면 대체할 만한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게 불안요소. 김태군이 편도선염으로 빠진 NC가 지난 주말 이를 실감했다.
그나마 포수 고민이 덜한 팀으로 강민호의 롯데, 양의지의 두산, 조인성·정상호의 SK가 있다. 다만 롯데는 강민호의 1할대 타격 부진, 두산은 최재훈의 부상에 따른 백업 포수의 부재, SK는 30대 조인성·정상호의 뒤를 이을 젊은 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저마다 포수 문제로 고민을 안고 있다. 바야흐로 포수 기근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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