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2’ 써니 “임시완과 부부, 민망하고 어색했다” [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4.08 17: 47

소녀시대 써니와의 인터뷰 자리에 도착하자 콧소리 섞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딘가에서 써니가 웃고 있는 소리였다. 써니는 곧 인터뷰 장소로 들어왔고, 왜 그렇게 웃었느냐는 질문에 “애니메이션 홍보를 위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못 찍었다”며 다시 애교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써니는 애니메이션 ‘리오2’에 엄마 앵무새 쥬엘 역할로 목소리 출연을 했다. ‘리오2’는 도시를 떠나 아마존 정글로 간 앵무새 블루와 쥬엘, 그리고 세 아기 앵무새들의 모험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써니가 목소리 연기를 맡은 쥬엘은 세 마리의 자녀를 둔 엄마 앵무새로 외모면 외모, 노래면 노래, 육아면 육아 빠지는 게 하나 없는 주부 9단 캐릭터. 쥬엘의 남편 블루 역은 그룹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맡았다.
더빙의 특성 상 임시완과 써니는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포스터 촬영에서 처음 본 사이라고. 써니는 그럼에도 “부부 역할로 만나 인터뷰를 함께 하는데 정말 민망하고 어색하더라”라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인터뷰 전에는 일면식도 없었던 두 사람이지만, 함께 같은 애니메이션에 출연한 후 친숙해졌다. 써니는 “표현도 그렇고 되게 능숙하더라. 사교성도 좋고  인터뷰를 이끌어가는 것도 그렇고 편하게 해주셔서 다행이었다”며 “예전에 뮤지컬을 같이 했기 때문에 나에게 제국의아이들은 동준이가 속한 그룹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동준이랑 시완 오빠가 속한 그룹이 될 것 같다”라고 더빙 남편(?) 임시완에 대한 친근함을 표했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써니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질문에도 척척 대답을 잘 했다. 이서진과의 관계부터 소녀시대 멤버들 사이에 혹 존재할지 모르는 질투와 의식, ‘꽃보다 할배’의 촬영을 처음에는 정중히 고사했던 일화들까지 적정한 수준에 맞춘, 그러나 솔직한 답들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써니와의 일문일답.
목소리 연기를 굉장히 잘 했다고 들었다. 스스로 성우의 기질이 있다고 느낀 적 있나
나는 사실 어릴 때부터 성우 분들의 더빙을 듣고 자랐다. 요즘에도 애니메이션을 즐겨 봐서 재밌게 보고 즐겁게 보고 감상을 했다. 그렇지만 더빙에 대해 평가를 하거나 배우려고 하지는 않았다. 지난번 더빙 때도 느낀 거지만 성우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외국 애니메이션을 우리말로 더빙하는 게 더 어려운 게 타이밍이나 분위기를 한국 정서에 맞게 표현을 해야하는데 그게 어렵다는 걸 느꼈다.
서현, 태연 등 더빙 경험이 있는 멤버들은 뭐라고 했나
안 그래도 소녀시대는 예상 질문지를 준비해 답을 미리 생각해 본다. 인터뷰 질문지를 미리 생각해보는데 ‘멤버들 조언’에 대한 부분이 나오더라. 질문지를 멤버들한테 가져가서 조언해 달라고 했더니 서현이랑 태연이 ‘조언할 게 뭐가 있냐? 감독님 말씀이나 잘 들어’라면서 ‘쿨’하고 털털하게 조언을 했었다.
더빙 경험자들 사이에서 본인의 실력은 어느 위치인가
아~. 어렵다. 딱 두 명이라서 어렵다. 내 작품 개봉 전이니까 내가 제일 잘한 걸로 해놓겠다. 어떻게 하나. 그대로 쓰실 것 아닌가.(웃음)
성우 경험을 살려 연기자를 할 계획은 없나
지금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은 지난번에 한 번 도전을 해서 즐거운 경험이었는데 그게 추억이어서 새로운 작품을 다시 하고 싶어 준비 중이다. 내가 잘하는 건 그런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실제로 보여드리는 연습을 거칠 수 있는 것들, 그런 것이 나에게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잘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게 욕심이니까. 아직까지는 뮤지컬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더빙 제의가 들어오면 다 할 건가? 거절해 본 적 있나
나는 거의 시키는 대로 잘 하는 편이다.(웃음) 사실 tvN ‘꽃보다 할배’를 거절이 아니라 정중히 고사를 했다. 나영석PD님도 나중에 ‘소녀시대가 워낙 바쁜 걸 알아서 해외여행이란 걸 같이 갈 정도의 여유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출연 결정을 하기 전) 나PD님 지인이 우리 회사 직원이라 제 스케쥴이 어떻게 되는 지 물어본 거였고 제안은 아니었는데 매니저가 ‘꽃보다 할배’ 출연을 할 거냐고 물어보더라. 그 때 내가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상태여서 기대하시는 것만큼을 보여드리지 못할 거 같아 힘들 것 같다고 했는데 멤버들도 그렇고 ‘그렇게 애타게 찾으시는데 나가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마지막에 ‘꽃보다 할배’ 출발하기 전, 전날에 같이 가도 되냐고 물었었다. 그런데 그렇게 가서 오히려 힐링을 받고 왔다.
아직까지 ‘할배’들과 연락을 하나
할배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이순재 선생님이 얼마 전에 전화가 오셨다. 소녀시대 멤버들에게 한 번 밥을 사주시겠다고 하시더라. 우연이었지만 나한테는 운명 같은 타이밍이었다. 힘이 없었을 때인데 힘을 받아서 감사했다. 그렇지만 아직 (만나뵐) 타이밍을 못 잡고 있다.
이서진과는 연락하나
예전에 방송 후에 다른 방송에서 같은 질문을 받아서 ‘문자를 주고 받는다’라고 했더니 분위기를 이상하게 몰아가더라. 이휘재 오빠가 MC인데 ‘발전된 관계를 감지’라는 자막이 들어가면서 야릇한 사이인 것처럼 포장이 됐었다. 그렇지만 그런 건 전혀 없고 당시에도 방송을 하거나 ‘꽃보다 할배’ 모니터를 하면서 특별 편 방송한다고 그런 연락을 한 거였는데 그 이후에 부담스럽고 죄송해서 연락을 못했다. 연락하기가 죄송하더라. 드라마는 잘 보고 있다. ‘참 좋은 시절’ 재밌다.
애교 넘치는 목소리 덕에 더빙 기회가 자주 오는 것 같다.
나는 막상 내 실제로는 애교가 많다고 하기 보다는….(웃음) 나는 진짜 평소엔 애교가 거의 없다. 소녀시대에서 제일 애교 없는 사람이 나였다. 단지 효과음, 의성어, 의태어가 발달한 것  뿐 애교가 많은 건 아니었다. 어색한 순간이나, 나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하거나 그런 걸 못 버틴다. 그래서 애교가 많다고 느끼시는 것 아닐까 싶다.
멤버들끼리 서로의 시청률이나 흥행에 신경쓰고 의식하는 편인가
 우리는 우리끼리 경쟁보다 그 작품에 우리 멤버가 있으면 그 작품을 우리의 것과 다름이 없다 생각해서 무조건적으로 물심양면 도와주고 지원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멤버들이 한 것들이 거의 잘 돼서 딱히 우리가 신경을 쓸 건 많이 없었다.
형제들도 질투를 하는데 소녀시대는 없나?
우리는 형제랑 또 다른 거 같다. 어릴 때는 질투라기보다는 내 욕심을 더 챙겼던 때가 있다. ‘내가 뭐 하고 싶다’,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데’, ‘노래 내가 혼자 많이 부르고 싶어’ 이런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되고 한 팀이란 게 마음이 동의가 된 후부턴 ‘얘가 이걸 잘 소화할 것 같다’, 또 그게 소녀시대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서로 밀어주고 격려한다. ‘열심히 하라’면서 응원해준다.
소녀시대는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데뷔  부터 물어보셨던 거 같다. ‘소녀시대란 이름이 얼마나 갈 거 같느냐’라고 묻더라. 그 때부터 우리는 늘 생각하고 대답한 게 우리의 마음 속에 소녀란 존재가 있는 한, 세상에 소녀가 있는 한, 소녀의 시대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 한, 소녀시대는 소녀시대이지 않을까 싶다. 영원히 소녀시대이고 싶다. 우리를 보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보고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소녀를 간직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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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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