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공개 1년...구체적으로 드러난 결론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4.09 07: 47

연봉공개 1년, 과연 그로 인한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4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K리그 20개 구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제는 개별 선수들의 연봉 공개를 검토 중이다.
프로연맹의 평균 연봉 공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구단들이 선수 인건비를 축소하는 등 살림살이를 줄였다. 문제는 선수 인건비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확대를 의도해던 연맹의 의도와 달랐다는 점이다. K리그 활약 선수들은 해외 리그 유출이 가속화됐고 기업 구단들의 선수 영입이 줄자 시민구단들의 수익 구조에도 차질을 빚었다.

그렇다면 연맹에서는 평균 연봉 공개 후 지난 1년을 어떻게 파악하고 평가하고 있을까.
연맹은 아직 연봉 공개 후 1년에 대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지난 공과를 가진 후 새로운 것을 내놓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연맹 관계자는 "이사회 협의로 인해 진행된 상황이다. 따라서 연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지난 1년간 진행된 것은 우리가 파악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각 구단들이 연봉공개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연봉공개를 결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K리그 시장 규모나 수준을 볼 때 인건비 지출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각 구단의 투명 경영과 경쟁력 강화, 운영비용의 효율적 집행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건비를 마케팅이나 유소년 투자 등 생산적인 곳으로 돌려 써야한다는 게 연맹의 주장. 맞는 말이었다.
문제는 그에 대한 결과를 누구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겉으로는 대부분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 과연 긍정적인 효과는 없었는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사회 결정으로 이뤄진 평균 연봉 공개였기 때문에 각 구단도 따라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실무자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정확하고 구체적인 결과를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2차적인 연봉공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지난 일에 대한 결론이나 평가도 없이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시행하려 하니 이곳저곳에서 반대 의견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시행 결과가 부정적이다. 유럽리그는 차치하더라도 중국, 중동리그 등과 선수 영입 경쟁에서도 K리그의 힘이 딸리고 있다. 연봉공개를 통해 상대에게 패를 보여준 꼴이 됐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한 K리그 지방구단 감독은 "우리팀에서 해외로 진출했던 선수들이 다시 돌아오려고 하지만 연봉이 도저히 맞지 않는다. 따라서 스타급 선수가 다시 돌아와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구단 인건비가 마케팅이나 유소년 투자 등 생산적인 곳에 쓰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저 인건비는 인건비 일 뿐이다. 대부분의 지방구단들은 여전히 길에 포스터를 붙이는 정도의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도권 구단도 다르지 않다. 마케팅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지난 1년의 결과물을 가지고 연봉 공개의 문제점에 대해 이사회서 논의하는 것은 어떨까. 그런 후 새로운 정책을 시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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