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패’ 윤석민, 투구내용은 어땠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4 15: 52

윤석민(28, 볼티모어)의 2014년 시작이 그다지 깔끔하지 않다. 첫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패전으로 물러났다. 점점 좋아진 점도 분명 있었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윤석민은 14일(이하 한국시간) BB&T파크에서 열릴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예정된 투구수와 엇비슷한 76개의 공을 던졌다. 다만 팀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5회 1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팀 타선이 9회까지 1점도 내지 못하고 0-4로 지며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지난 9일 그윈넷(애틀랜타 산하)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⅓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안타(1피홈런)를 허용하며 9실점했던 윤석민이었다. 당황스러운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분명 구위 측면에서 나아진 면이 있었다. 몸 상태가 올라오는 듯 보였다. 육안으로 봐도 직구 구위가 확실히 살아났다. 변화구 구사 비율도 높였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고 간간히 커브를 섞었다. 슬라이더의 위력은 좋았다.

하지만 실투가 족족 안타로 연결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제구도 경기 중간중간 들쭉날쭉한 면을 보여주며 4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여전히 보완점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76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49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은 64.4%였다.
1회 선두타자 에르난데스에게 직구를 던지다 한 가운데 몰려 중전안타를 맞은 윤석민은 산체스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산체스의 투수 앞 땅볼, 히메네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데이빗슨을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5구째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떨어지며 데이빗슨의 체크 스윙을 유도해냈다.
그러나 윌킨스에게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공이 느리게 굴렀고 3루수 아담스가 전력 질주해 1루에 뿌렸으나 송구가 옆으로 치우쳤다. 그 사이 2루 주자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았다. 이후 리디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역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으나 첫 경기에 이어 수비가 아쉬운 장면을 또 한 번 연출했다.
2회에는 선두 티코티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직구가 역시 한가운데 몰리며 장타를 맞았다. 이어진 타자 살라디노에게는 한가운데 몰린 체인지업성 변화구가 중전안타로 연결되며 무사 1,3루에 몰렸고 미첼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마지막 직구가 바깥쪽으로 빠지며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다만 에르난데스를 4구째 직구로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했고 히메네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대량실점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에는 삼자범퇴였다. 첫 타자 데이빗슨과의 승부가 분수령이었다. 3구째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며 중견수 방면의 큰 타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중견수 보본이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윌킨스는 3구째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리디는 가운데 직구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4회는 선두 티코티를 3구째 바깥쪽 공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만 살라디노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3루수를 맞고 좌익선상으로 굴러가는 2루타가 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는데 3루수 앞에서 튀는 불운이 있었다. 미첼에게 2구째 높은 직구를 던져 2루수 얕은 뜬공을 유도했으나 에르난데스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역시 가운데로 몰리며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결국 제구의 문제였다. 제구가 잘 된 윤석민의 직구는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가운데 몰린 직구나 변화구는 역시 맞아 나가는 비율이 높았다. 다만 첫 경기에 비해 장타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는 점, 위기 상황에서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나아진 구석이 있었다. 100개 가량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이 되면 6이닝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윤석민이 계속 숙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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