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20대 투수 트리오, 나란히 순항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5 05: 59

아시아를 대표하는 젊은 투수 3명이 나란히 순항을 시작했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은 원정 19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다르빗슈 유(28, 텍사스)는 부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도 연착륙에 성공하며 기대를 키우는 중이다.
아시아권 투수들의 열풍이 강해지고 있다. 그간 아시아권 투수들의 이미지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성실하고 견실한 선수들’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팀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선발 투수’들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구로다 히로키(39, 뉴욕 양키스)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는 가운데 이제 무게중심은 차례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다르빗슈, 류현진, 다나카로 옮겨가고 있다.
그간 아시아권 선수들은 극히 소수를 제외하면 30대에 MLB에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국 리그에서 실적을 쌓고 팀을 옮길 수 있는 자격을 얻어 미국에 발을 내딛으면 보통 그 정도 나이였다. 그러나 이들은 20대 중·후반의 나이로 MLB에 입성해 특별한 적응기 없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거나(다르빗슈, 류현진) 그럴 가능성이 보인다는(다나카) 점에서 다르다. 이제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갖는다.

올 시즌 출발도 좋다. 이와쿠마 히사시(33, 시애틀)가 부상으로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못한 가운데 이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류현진은 2년차 징크스를 철저하게 깨부수고 있다. 세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나머지 세 경기, 19이닝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다. 클레이튼 커쇼가 없는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을 잭 그레인키와 함께 이끌어가는 위치가 됐다. 팀 내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다.
목 부위 통증으로 내정되어 있던 개막전 선발 투수의 몫을 하지 못한 다르빗슈도 복귀 이후 2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7일 탬파베이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감을 잡았고 12일 휴스턴전에서는 8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왜 텍사스가 다르빗슈를 개막전 선발로 내정했는지 그 이유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는 중이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도 평가받고 있다.
가장 경력이 짧은 다나카도 첫 2경기를 무난하게 잘 치렀다. 5일 토론토전에서 7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10일 볼티모어전에서도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홈런 2개를 허용한 것은 아쉽지만 1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하나 뿐으로 탈삼진/볼넷 비율은 리그 최고다. 스플리터는 벌써 최고의 구종으로 극찬받고 있다. 피홈런은 아쉽지만 제구력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 
다나카의 경우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지만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등 선배 투수들의 데뷔 당시 모습보다 훨씬 낫다는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 선수의 시즌 마지막 성적에 따라 아시아 투수들에 대한 미 현지 평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상당 부분 바뀔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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