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마지막 20대, 알차게 보낼 거예요" [인터뷰]
OSEN 임승미 기자
발행 2014.04.15 06: 41

데뷔 15년 차. 인생의 절반을 연예인으로 살고 있는 보아는 아직 가수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하지만 배우로서 또 다른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MAKE YOUR MOVE)'로 연기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아는 극 중 화려한 퍼포먼스로 모두를 사로잡은 그룹 코부의 리더이자 당찬 성격과 패기를 가진 댄서 아야 역을 맡았다. 도전적이며 열정적인 아야와 보아는 닮은 점이 참 많다. 아야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보아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보아 역시 아야와 본인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 많아 캐릭터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줄곧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보아에게 연기는 엄청난 도전이었을 터. 보아는 처음부터 정극을 제안받았다면 많이 고민했겠지만 댄스영화였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할 수 있었다고. 가수 활동과 댄스 영화가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꼭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안무팀 내피탭스가 참여한다는 소식 등 여러모로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져 흔쾌히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촬영을 시작해 3년 만에 개봉을 앞둔 '메이크 유어 무브'. 보아는 촬영과 개봉시기가 멀어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좋은 안무들이 많아서 다행이 잘 나온 거 같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또 이 영화 덕분에 연기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말했다. 보아의 새로운 연기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다음은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
- 첫 연기에 도전한 소감이 궁금해요.
"처음 하는 연기가 영어로 하는 거라서 사실 굉장한 부담감이 있었어요. 외국인들 사이에서 주눅이 들지 않으려고 영어연습도 많이 했거든요. 내가 이들 사이에서 붕 뜨지 않을까 걱정해서 더 열심히 연습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어렵더라고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살지 않았으니까 발음 같은 부분에서 걱정이 많았죠. 그래도 주연이니까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발음으로 얘기가 안 나오도록 해야겠다'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 같이 호흡을 맞춘 데릭 허프는 어떤 파트너였나요?
"둘 다 영화가 처음이어서 서로 의견도 많이 나누고 힘들 때 서로 응원해주고 그러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또 데릭이 워낙 활달하고 거침없고 낯가림 없는 성격이어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 영화 속에서 데릭 허프와 진짜 연인 같은 느낌이 많이 나던데요.
"많은 시간 같이 있다 보니까 연기가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었었는데 익숙해지다 보니까 이렇게 표현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대한 달달해 보이려고 둘 다 노력했던 거 같아요"
- 극 중 재일교포로 등장하는데 이게 국내 팬들에게는 조금 서운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께 '일본인 설정으로는 힘들 거 같다. 설정을 바꿔주셨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어요. 사실 영화에 나오는 코부라는 그룹이 실존하는데요. 감독님이 이 그룹을 보고 모티브 삼아서 작품을 쓰셨거든요. 그래서 일본 악기인 타이코 드럼을 연주하는 설정을 바꾸면 영화 전체 스토리가 바뀌기 때문에 결국 재일교포로 설정된 거죠."
- 영화에서 보여준 춤들은 힙합 베이스의 안무가 아닌 새로운 장르의 춤이던데요.
"영화를 위해 타이코 댄스와 탭댄스, 현대무용까지 배웠어요. 또 커플댄스 자체를 처음 해보는 거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데릭이 만지면 어색해서 소리 지르고 그랬거든요.(웃음) 촬영 후반에는 그냥 교감하면서 묵묵히 했고요. 안무 중에 리프팅과 스킨십이 있는 춤들이 많았는데 그냥 열심히 했어요. 사실 탭댄스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따로 시간을 내서 배울 할 엄두가 안 났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하게 배웠네요."
- 커플댄스가 생각보다 농염해요.
"데릭의 방에서 춤을 추던 신은 추가촬영을 했었어요. 근데 그렇게까지 농염하게 나올지 몰랐어요. 이 신을 통해 사람이 저렇게까지 침대에 올라갈 수 있구나 하는 걸 알았네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침대 안에서 찍었었는데 약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댄스신을 추가한 거예요. 생각보다 진하게 나와서 놀랐어요. 팬들도 아마 충격받을 거 같은데요.(웃음)"
 
- 고난이도 춤을 추면서 감정 연기도 소화해야 했어요.
"사실 댄스 신보다는 오히려 대사하는 게 더 어려웠어요. 춤은 느끼고 느낌을 주고 움직이면서 몸으로 대화하는 느낌이었고요. 안무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했었는데요. 반면 연기할 때는 영어도, 발음도 생각해야 하니까 가장 어려웠던 건 역시 연기 대사였네요. 춤을 추면서 연기할 때는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됐던 거 같아요."
 
- 연기를 하면서 좋았던 점이 있나요?
"연기하면서 좋았던 건 가수로 살면 단지 이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배우는 캐릭터마다 삶이 달라져서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노래에 반영되는 거 같더라고요. 가사의 의미를 좀 더 깊게 생각해본다던 지 하는 식으로요. 연기와 노래, 양쪽으로 좋은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진 않나요?
"어색해요. 생각해 보면 저를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가수 보아'라고 한 적도 없는 거 같은데요. 제 직업을 이름 앞에 붙인다는 게 어색해요. 그리고 보통 가수들이 배우로 활동할 때는 본명을 쓰지만 전 굳이 배우와 가수의 경계선을 두고 싶지는 않아요."
- 이제 데뷔 15년 차네요. 지금까지 잃지 않고 지켜온 고집이 있나요?
"'연예인은 직업이다'. 연예인이 특별하거나 다른 사람과 다르다기보다, 연예인이라는 게 남들과 동등한 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예인이라 특별하고 싶지도 대접받고 싶지도 않아요. 직장 일이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잖아요. 인기나 돈에 연연하면 내가 너무 괴로워지니까. 나는 직업이 연예인이고 마음 편하게 일을 하고 싶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왔어요. 그렇지 않으면 굴곡이 심한 이 동네에서 휘둘릴 거라 생각했죠."
-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영화가 곧 개봉하니까 홍보 열심히 하고, 영화 '빅매치' 촬영도 마무리 단계니까 열심히 촬영할 거고요.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마지막 20대니까 알차게 보낼 계획이예요. 또 올해는 일본에서 3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데요. 일본 활동과 '빅매치' 활동까지 마무리 지으면 올해가 다 가지 않을까요? 가수로서 국내 활동은 내년 정도에 예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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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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