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안정환·송종국, 월드컵도 MBC 이뤄낼까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4.15 12: 41

젊은 스타들이 포진된 MBC 월드컵 중계는 최근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SBS 중계를 이길 수 있을까. 멤버들이 자랑하는 것은 기동성과 ‘케미스트리’ 즉 멤버들끼리의 조합이다.
안정환, 송종국, 서형욱, 김성주, 허일후, 김나진, 김정근 등 7명의 2014 MBC 브라질 월드컵 중계진은 15일 오전 10시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롯데호텔 제주에서 MBC 브라질 월드컵 캐스터&해설위원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이번 중계진 조합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른 방송사에 비해 비교적 젊은 캐스터와 해설위원들의 연령대. 김성주는 "보시는 분들에 따라 이 라인업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 너무 젊은 친구들이고,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나다. 관록이나 노련미가 부족할까봐 걱정이 되는 분들이 있을 거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나 그는 "브라질 월드컵 중계의 특성이 이 라인업을 만들었다. 브라질은 땅이 넓은 곳이다. 어느 한 팀이 현지 중계를 가면 앞, 뒤로 하루씩 빈다. 예를 들어 내와 송종국이 러시아전 중계를 가는 날은 오는 날과 다음날이 빈다. 그 비는 시간동안 경기 중계를 안 하는 건 아니다. 그 얘기는 3사 방송국도 마찬가지다"라며 브라질의 지리적 특성 상 중계진의 기동성과 순발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그 때 그 때 맞는 조합으로 중계하는 게 기동력과 순발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한라산 등반 같은 경우에도 등반 자체가 우리 중계진이 가진 장점을 보여드린 거였다. 우리 외 다른 방송국이었다면 어르신들이라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가진 특유의 기동력이 발휘가 됐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MBC는 지난 2006년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중계를 하게 됐다. 그 사이 월드컵 뿐 아니라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던 SBS는 월드컵 해설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고 배성재 아나운서라는 친근한 캐스터를 성장시켰다.
MBC는 그에 대항하기 위해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스타 캐스터 김성주를 필두로 2002년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안정환, 송종국 등 최근의 월드컵 스타들을 기용했다. 더불어 김정근, 허일후, 김나진 등 MBC의 젊은 아나운서들과 비교적 젊은 나이의 유명 축구 해설 서형욱이 힘을 보탰다.
김성주는 세 해설위원의 강점에 대해 "서형욱은 필드에서 오래 기자 생활하면서 수집하고 있는 정보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 객관적으로 나와있는 쌓여있는 데이터로는 서형욱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안정환과 송종국은 홍명보 감독과 친분 때문에 한국 경기 때 도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대표팀 동향이나 평가전 등을 준비할 때 두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라고 이들의 정보력을 자랑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나이대가 안정환이 더 가까워서 홍감독이 안정환에게 더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반면에 송종국은 홍 감독과의 관계도 좋지만, 오히려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관계가 좋다. 안정환 보다 선수들한테 얻어오는 정보들이라던가 그런 게 많더라. 두 사람한테 받은 정보를 듣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중계진의 관계는 친밀했다. 자주 모여 스터디를 한다는 세 명의 아나운서들 뿐 아니라 일찍이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로 친분을 쌓은 김성주-송종국-안정환은 긴밀한 관계 덕분인지 평소에도 캐스터-해설위원으로서의 정보를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안정환은 "송종국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며 "원래 송종국 하고 나하고는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 대표팀에는 위계질서가 있어서 종국이가 날 많이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농담도 하고 좋은 후배가 됐다"며 "딱딱한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후배가 농담도 해주고 선배로 나를 가르쳤을 때 굉장히 화가 나지만(?) 겸허히 해설을 배울 수 있었다. 예능 선배로도 받아들이고 있고 좋은 동생을 얻어서 너무 좋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그는 김성주에 대해 "피곤하다. 잠도 없고 새벽 4-5까지 통화를 한다"며 "김성주에게 놀란 건 잠도 안자고 통화하며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 지금의 성주 형님의 자리에 있을 수 잇는 게 그런 노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그의 열정을 칭찬했다.
김성주 역시 "요즘엔 새벽에 중계를 많이 한다.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얘기들을 다 잊어버린다. 그래서 '혹시 자니?' 문자를 하고 답이 오면 전화를 걸어 잔소리를 한다"라고 중계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젊은 스타들이 포진된 MBC는 2006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월드컵 중계의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까. KBS에는 안정환-송종국의 동료였던 이영표가, SBS에는 전직 국가대표 감독 차범근이 있다. 라이벌들을 이기고 신선한 조합들이 눈에 띄는 MBC 중계가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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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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