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세혁, "비슷한 기량 선수는 다 이겨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4.16 17: 39

"경기에서 내가 이겨줘야 할 선수들이 있다.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은 다 이겨야 한다."
주세혁(34, 삼성생명)이 동생들을 이끌고 오는 28일부터 일본 도쿄서 열리는 2014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도전한다. 이번 남자 탁구대표팀은 30대는 주세혁이 유일하고, 그 다음이 조언래(28, S-OIL)다. 둘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20대 초반의 서현덕(23, 삼성생명)과 김민석(22, KGC인삼공사), 정영식(22, 대우증권)으로 구성됐다.
코치진은 주세혁이 다년간의 국제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미로 대표팀의 중심 축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강민수 탁구대표팀 총감독은 "현재 남자 대표팀은 세대 교체에 들어갔다. 기존 대표팀보다 전력도 떨어져 있다"며 "최고참 주세혁이 노련미로 다른 선수들을 잡아줘야 한다. 최근 가상 실전 경기를 2차례 했는데 컨디션은 물론 노력미가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물론 경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량도 아직은 충분하다. 현재 한국 남자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김민석(15위)이고, 그 다음을 주세혁(19위)과 조언래(20위)가 뒤를 잇고 있다. 정영식(30위)과 서현덕(85위)은 주세혁에 비해 세계랭킹이 조금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주세혁은 선수들을 이끄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선수들과 팀워크가 매우 좋다"고 밝힌 주세혁은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역할도 있다"면서 "경기에서 내가 이겨줘야 할 선수들이 있다.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은 다 이겨야 한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주세혁이 희귀병을 앓고 있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류마티스성 베제트(만성염증성 혈관질환)으로 인해 주세혁은 2년 전 런던 올림픽 당시에는 고통이 너무 심해 단식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정신력으로 견뎌내며 단체전에서는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정상에 가까운 몸상태다. 주세혁은 "훈련을 무리하거나 피곤하면 통증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 복용을 한다. 그러나 요즘은 심한 편이 아니다"며 "요즘에는 조절하지 않고, 훈련을 100% 이상으로 임해도 문제가 없다. 그래서 모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통증보다는 자신의 현재 기량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기기 때문이다. 주세혁은 "확실히 내 몸상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보다 떨어져 있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내게 기대하는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걱정 속에서도 자신감이 있는 것은 잘 따라와 주는 후배들 때문이다. "그래도 김민석과 조언래 같은 후배들이 1년 동안 많이 올라왔다. 이제는 우려보다 기대가 된다"고 밝힌 주세혁은 "조금만 더 있으면 나를 비롯한 선배 선수들이 모두 빠지거나 혹은 나 하나만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서 "세계선수권대회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면 기량이 더 올라올 것이다. 이번 대회서 내 역할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한 단계씩 끌어 올리면 좋겠다"고 희망 사항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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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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