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없는 포항, 유스+스틸타카로 ACL 16강행 '쾌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4.16 20: 49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2010년 8강 진출 이후 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16일 오후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원정 경기서 이명주의 선제골과 김승대의 추가골을 묶어 세레소 오사카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승점 11을 기록하며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행을 확정지었다. 포항은 부리람(태국, 승점 2)과 조별리그 5차전을 벌이고 있는 산둥 루넝(중국, 승점 5)과 세레소(승점 5)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16강행 티켓을 잡았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2010년 8강 진출 이후 삼수 끝에 4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다. 포항은 지난 2009년 이후 통산 4번째 아시아 정상 등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포항의 16강행은 여러 모로 의미를 갖는다. 포항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과 FA컵을 연달아 제패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오직 국내 선수들로만 일군 업적이었다.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영입과 자유계약으로 풀린 베테랑들을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은 난망했다. 설상가상 황진성 노병준 박성호 등 베테랑 공격수를 모두 놓치며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 K리그 개막 후 2연패에 빠지며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강철 전사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김승대 이명주 등이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냈다. 포항은 6경기 무패행진(5승 1무)을 달리며 기어코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ACL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세레소,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산둥 루넝(중국) 등 쉽지 않은 팀들과 한 조에 속해 이날 경기까지 3승 2무로 무패가도를 이어갔다.
포항 특유의 스틸타카와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유스의 힘 덕분이었다. 포항의 축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를 빗댄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 합성어)로 대변된다. 탄성을 자아내는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차근차근 허문다. 알고도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스의 힘도 큰 힘이 됐다. 선수층이 얇은 포항은 기존 기둥인 이명주 고무열 신광훈 신화용 등에 이어 김승대 문창진 이광혁 이광훈 손준호 등 재능 있는 유스 출신들이 매년 쏟아져 나왔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포항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원동력이었다.
특히 프로 2년차인 김승대는 올 시즌 일취월장했다. 외국인 공격수가 없는 가운데 원톱의 역할을 맡은 김승대는 K리그 클래식(5골 2도움)은 물론 ACL 무대에서도 5경기 4골을 터트리며 최전방을 책임졌다. 후반 20분 유스 출신인 손준호와 김승대가 추가골을 합작하는 장면은 포항 유스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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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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