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늪’ LG, 미지근한 뉴페이스 오디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17 07: 05

2014시즌이 시작되기 전 LG의 강점은 두터운 선수층인 것 같았다. 일단 레다메스 리즈를 제외하면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이끈 주역들이 모두 건재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서 1군 선수들에게 거침없이 도전장을 던진 신흥세력이 있었다. 베테랑 임재철·김선우·신승현의 가세도 팀에 노련함을 더해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정작 막이 오르니 돋보이는 뉴페이스가 없다. 2012시즌 혜성처럼 떠오른 유원상이나, 2013시즌 문선재, 김용의와 같은 깜짝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개막 3주차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신인 임지섭이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서 선발승을 올린 게 전부다. 임지섭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잠실 NC전에선 1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기대를 모았던 백창수 최승준 김선규 윤지웅 정찬헌 중 그 누구도 꾸준하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확실히 전력상 지난 2년보다 신흥세력이 들어갈 틈이 좁아지긴 했다. 2012시즌과 2013시즌만큼 여기저기에 물음표가 가득하지는 않다. 마운드만 봐도 선발진 네 자리가 고정됐으며, 불펜 필승조도 어느 정도 확립됐다. 야수진은 거의 빈틈이 없다. 어느 포지션이든 주전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올라오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막전 선발 등판 부진에도 한 차례 더 선발 등판 기회를 받은 김선우를 비롯해, 김선규 윤지웅 김재민 정찬헌 등이 이름 석 자를 한 번에 알릴만한 무대에 올랐다. 만일 이들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면, LG의 전력강화도 자연스레 이뤄졌을 것이다.
김선규는 스프링캠프 맹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5, 16일 넥세전 절체절명 상황서 등판했다. 윤지웅도 지난 11일 폭발 중인 NC 타선의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민 또한 11일 NC전을 통해 통산 두 번째로 1군 무대에 선발 출장했다. 정찬헌은 실점이 곧 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연장 혈투 속에서 나왔다. 이른바 LG의 주축으로 올라서기 위한 오디션이 펼쳐졌다.
그런데 결과는 미지근했다. 합격 판정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선우는 두 번째 선발 등판서 1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필승조 한 자리를 차지하길 바랐던 김선규는 지난 15일과 16일 연이틀 넥센 강정호를 넘어서지 못하고 결정적인 점수를 내줬다. 윤지웅은 지난 11일 LG 데뷔전에서 2⅓이닝 2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김재민도 장점인 수비력이 확 드러나지 않았다. 정찬헌은 매 경기 기복이 있다.
지난 시즌 LG는 뉴페이스 등장과 기존 선수의 잠재력 폭발이 동시에 이뤄졌다. 순식간에 팀의 주축이 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생겼다. 2013시즌 개막전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문선재는 김용의와 함께 시즌 중반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했고, 그러면서 LG 하위타순은 강해졌다. 큰 기대를 받고 LG에 입단했지만, 단 한 차례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는 신정락은 선발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우규민은 자신에게 붙었던 ‘마무리투수’란 꼬리표를 확실하게 잘라버렸다. 이렇게 변수가 상수가 됐기 때문에 LG의 고공행진도 가능했다. 
김기태 감독은 2014시즌 개막전에 앞서 “이제부터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어야한다. 활약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선수들의 몫이다”며 이번에도 깜짝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나오길 바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뉴페이스는 보이지 않고, 지난해 활약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팀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5연패 중임에도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며 베테랑들의 체력안배, 신진 세력의 도약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했다. 이병규(9번)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박용근을 2번 타자로 투입했다. 결과는 이번에도 응답 없는 메아리였고 연패 숫자는 ‘6’으로 늘어났다. 
물론 아직 오디션이 끝난 것은 아니다. LG는 17일 잠실 넥센전서 임지섭을 다시 선발 등판시킨다. 임지섭이 리그 최강 넥센 타선을 상대로 오디션의 첫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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