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리드오프 지도, 초반 희비 엇갈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7 13: 00

2014년은 공격의 선봉장 임무를 수행해야 할 리드오프 지도가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였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초반이라 확답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들이 대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는 것이다. 이용규 정근우(이상 한화) 이종욱(NC) 이대형(KIA)이 새 둥지를 찾았다. 이들과 연관된 팀들은 모두 리드오프 자리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여기에 각 팀별로 군 입대와 팀의 전략적인 측면에 따라 리드오프들의 면면이 대거 바뀌었다. 자리를 지킨 선수는 박용택(LG)과 서건창(넥센) 정도다.
그렇다면 전체 일정의 10% 가량을 소화한 지금까지의 성적은 어땠을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도,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이적한 선수 중 가장 잘 된 쪽에 위치해 있는 선수는 단연 이대형이다. 지난해 2할3푼7리의 타율을 비롯,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2할6푼1리였던 이대형은 올 시즌 KIA의 전 경기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해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4할5리(이하 기록은 1번 타순 타율 및 출루율)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구관이 명관’임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도 있다. 박용택이다. 지난해 1번 타자로 247타석에 들어서며 오지환(248타석)과 함께 1번을 나눠 가진 박용택은 올해 팀의 붙박이 리드오프로 나서며 타율 4할2푼2리, 출루율 6할의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드오프 포지션뿐만 아니라 전체 포지션을 따져도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이종욱의 이적으로 두산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민병헌(두산)은 타율 3할4푼9리, 출루율 4할4푼2리로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넥센 부동의 리드오프인 서건창도 타율 2할7푼1리, 출루율 3할5푼4리로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다. 정근우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김강민(SK)은 타율 2할7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떨어지지만 홈런을 2개, 2루타 5개 등 장타율이 4할7푼3리에 이른다는 점에서 리드오프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반면 나쁜 쪽에 위치한 팀도 있다. 16일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NC는 개막전 리드오프였던 박민우가 이 타순에서 타율 2할, 출루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박민우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이종욱이 바턴을 이어 받았지만 1번에서는 타율 2할7리, 출루율 2할9푼4리로 아직은 제 궤도가 아니다. 6개의 안타를 치면서 6개의 타점을 올릴 정도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이용규 정근우라는 국가대표 리드오프를 모두 쓸어 담아 큰 기대를 모은 한화는 이용규의 부진이 걸린다. 어깨 부상 탓에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이용규는 리드오프 타순에서 타율 1할9푼5리, 출루율 2할6푼리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이용규 대신 최근 리드오프로 기용되고 있는 정근우가 이 타순에서 타율 3할6푼8리, 출루율 4할7푼8리라는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이용규만 살아나면 막강 테이블세터를 구축할 가능성이 보인다.
가장 고민이 심각한 팀은 롯데와 삼성이다. 롯데는 올해 이승화를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그러나 이승화는 타율 2할, 출루율 3할8리로 기대에 못 미쳤다. 급기야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등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배영섭이 군 입대한 삼성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대를 모았던 정형식이 타율 1할6푼1리, 출루율 2할3푼5리를 기록했고 대안으로 투입된 박한이도 1번 타순(타율 7푼7리, 출루율 2할)에서는 아직 힘을 못 쓰고 있다. 삼성의 올해 리드오프 전체 타율은 1할4푼, 출루율은 2할1푼8리로 리그 최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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