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쳐 17K' 에르난데스-다르빗슈의 역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7 12: 01

올 시즌 시작과 함께 무서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펠릭스 에르난데스(28, 시애틀)가 다르빗슈 유(28, 텍사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다르빗슈 상대 3연승은 물거품이 됐다. 다르빗슈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 던지며 자존심을 세웠다.
에르난데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는 4개를 내준 반면 삼진은 9개나 잡아내는 등 호투를 펼친 끝에 1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1로 앞선 9회 마무리 로드니가 역전을 허용하며 개막 4연승은 날아갔다. 다르빗슈도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어쨌든 에르난데스의 투구 내용이 좀 더 좋았다.
텍사스와의 통산 39경기에서 12승20패 평균자책점 4.18로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아니었던 에르난데스였다. 단일팀으로는 자신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겨준 팀이었다. 하지만 다르빗슈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는 호투했던 에르난데스였다. 2012년 당시 2경기 맞대결을 펼쳐 17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한 차례의 완투 경기도 있었다. 그런 기억이 있었던 까닭일까. 1회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텍사스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 2사 후 리오스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필더를 2루수 땅볼로 잡고 불을 끈 에르난데스는 그 이후 특별한 위기를 허용하지 않으며 순항을 거듭했다. 2·5·6·7회는 모두 세 타자로 이닝을 간단하게 마무리했다. 3회에는 2사 후 추신수에게 중전안타, 앤드루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리오스를 한가운데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에르난데스는 8회 선두 타자인 마틴에게 우중간 3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초이스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에르난데스의 자책점이 하나 올라갔다. 그러나 9회 믿었던 로드니가 2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밀러의 어처구니없는 송구 실책, 로드니의 폭투, 그리고 마틴의 끝내기로 이어지는 드라마가 쓰이며 시즌 4승 도전은 다음으로 미뤘다.
다만 에르난데스의 투구는 손색이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다르빗슈에 비해 느렸지만 강력한 싱커를 비롯,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텍사스 타선을 묶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승부에 텍사스 타자들은 9개의 삼진을 당해야 했다.
한편 2012년 에르난데스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58의 초라한 성적에 머물렀던 다르빗슈는 이날 자신이 201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준까지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슬라이더의 제구가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팀 역전의 발판을 놨다. 그러나 2회 난조가 아쉬웠고 설욕의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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