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롤챔스 SK텔레콤 내전, 승부 조작은 없었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4.17 17: 42

"역시 쉽지 않네, 쉽지 않아('이지훈' 이지훈)" "이기자, 아직 끝난 것 아니야 마지막까지 끝내고 가자('피글렛' 채광진)". "바로 미드로 갈께. 지금 가지 않으면 밀려('페이커' 이상혁)""트런들이 없으면 우리가 져, 지금 붙으면 손해야. 궁클 20초야('임펙트' 정언영).
어느 한 순간 승리에 대한 염원과 승부에 대한 열망을 읽지 못하는 대목은 없었다. 형제팀 간의 내전으로 인해 조작논란이 일었던 SK텔레콤 K와 SK텔레콤 S의 A조 내전에서 결국 승부 조작은 없었다.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17일 서울 용산 e스포츠 보조경기장에서 논란이 된 롤챔스 16강 조별 예선 경기에 대한 공개 행사 및 기자ㆍ팬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15일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은 ‘조작 의혹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기 이전에 경기위원회와 함께 경기에 대한 분석을 완료했으나, e스포츠 언론과 팬들의 요청에 따라 실제 논란 경기에 대한 선수 간 음성채팅을 공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동안 LOL 종목은 종목의 특정상 2개의 팀이 운영됨으로써 발생하는 같은 프로게임단 1,2팀 간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조작 논란에 휩싸여 왔다. 협회 사무국은 기존의 논란들이 선수들에게 미친 후유증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최근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SKT T1과 관련된 조작 논란의 경우 그 정도가 지나치게 과장되고 확장되면서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부 선수들은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겠다고 하거나 심리 상담을 받는 등 큰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의 배경에 대해 협회 조만수 사무국장은 "음성채팅 파일 자체를 인터넷에 공개할 것을 검토했으나, 선수 간 음성채팅에는 팀의 모든 전력과 운영 노하우가 담겨있기 때문에 현장 공개 간담회로 진행된다. 다만 향후 이런 검증 요구가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음성채팅 공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라며 “협회 사무국과 경기위원회는 이미 지난주 모든 경기분석을 마치고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공개했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 정도 지연되어 시작된 이번 간담회는 SK텔레콤 K와 S의 경기, 두 세트 중 패한 팀을 중심으로 공개했다. 1세트는 패배한 팀인 S의 음성채팅을 2세트는 K의 음성 대화를 공개해 그간 근거없이 불거졌던 의혹과 추측을 잠재웠다.
선수들은 본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밴픽(선택금지) 단계부터 치열한 두뇌싸움을 했고, 실전에 들어가서도 매상황 항상 빠르게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위원회 이재균 위원장은 “현재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프로 선수로써 기본 소양인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점과 입에 담기 조차 어려운 ‘조작’ 관련 말들이 지속되면서 은퇴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과 진료까지 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선수들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협회 사무국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된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이재균 위원장은 “스포츠로써의 의미를 흐리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힘쓰고 있는데, 일부 유저들이 너무 쉽게 ‘조작’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예전에 일련의 사건이 있었던 뒤로 많은 부분이 정비됐고,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땀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SK텔레콤 LOL팀 최병훈 감독은 "승부조작 논란에 대해, 실제로 들으신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아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께서 1대 1이 최적의 상황이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2-0으로 승점 3점을 얻는 것이 최적"이라며 "정말 승부조작은 생각을 해본적도 없는 부분이다. 조가 편성이 되면 어떤 팀은 이기는 것 시나리오 생각한다. 1대 1이 나와서 비기고 올라가서 짠 적도 없다. 저희 선수들이 굉장히 만들어 힘들어 했다. 경기력에서도 많이 불안했다. 경기력이 떨어진 부분에 있어서 팬들께 실망을 드린 점은 죄송하지만 선수들의 많이 억울해 했다는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그간 마음고생에 대해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위원회는 향후에도 근거 없는 악성 댓글에 대해 경기위원회 산하 전담 팀을 마련하여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팀과 선수의 보호와 e스포츠 건전문화 조성을 위해 보다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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