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번타자 블랙홀, 해결책은 없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8 06: 25

한화가 5번타자 블랙홀에 빠졌다.
한화는 1번부터 4번까지의 타순은 리그 정상급이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정근우가 1~2번을 맡고 있고,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와 간판스타 김태균이 3~4번 중심타순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5번 타순에 고정된 타자가 없다. 여러 타자들이 번갈아가며 기용되고 있지만 속 시원한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5번 타순의 타율이 1할7푼5리에 불과하고, 타점도 4점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288) 장타율(.439) 모두 리그 최저로 OPS도 .726밖에 되지 않는다. 4번타자 김태균은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14개의 볼넷을 얻었다. 김태균의 결정력이 떨어진 데에는 5번 타순이 두렵지 않은 상대 배터리의 피해가는 볼 배합 영향도 있다.

한화는 개막 후 4명의 타자들이 5번 타순을 오갔다. 개막전에는 송광민이 나왔지만 4타수 무안타 그치자 다음 경기부터 정현석이 5번에 들어왔다. 정현석은 5번 타순에서 29타수 8안타 타율 2할7푼6리 3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점이 4점에 머물렀다. 병살타 3개에서 나타나듯 찬스에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현석의 타격감이 떨어지자 팀 내 최다 4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김회성이 5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김회성도 5번 타순에서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로 침묵하며 특유의 파워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에는 주장 고동진이 5번으로 배치됐지만 그 역시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에 5개의 삼진을 당하며 위축된 모습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5번 타순에만 들어가면 타자들이 못 친다"고 답답해 했다. 중심타선에 대한 압박이 만만치 않다. 한화의 5번 타순은 원래 최진행의 자리. 정현석도 "5번은 진행이가 쳐야 한다. 진행이가 와야 우리 타선이 정말로 강해진다"고 말한다. 김태균이 일본으로 떠난 2010년과 2011년 팀의 4번타자로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친 최진행은 아직 전력 질주를 할 수 없는 상태. 2군에서 경기에 나서며 컨디션을 올리고 있는 그는 좌익수로 외야 수비도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2군에서 몸을 만드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어깨 수술 여파로 송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용규가 5월까지는 지명타자를 맡아야 해 최진행은 풀로 수비할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복귀가 가능하다.
결국 남은 자원들로 5번 타순의 블랙홀을 해결해야 한다. 중심타자 경험이 많은 김태완이 있지만 이용규와 지명타자가 겹치는 상황이라 선발출장에 제한이 있다. 또 다른 대안으로 지난해 후반기 중심타자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양기가 있다. 그도 아니면 일발 장타력을 갖춘 김회성으로 계속 밀어 붙이거나 정근우 또는 피에를 5번 타순에 넣는 획기적인 조정도 고려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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