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박혁권, 볼매 중년남이 나타났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4.19 10: 56

배우 박혁권이 중2병에 걸린 철없는 떼쟁이지만 김희애와 유아인의 관계를 가장 먼저 눈치 채고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입 밖으로 그 비밀을 꺼내지 않는 치밀한 남자 강준형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여성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박혁권은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에서 오혜원(김희애 분)의 남편으로 겉으로 보기엔 세련된 스타일을 자랑하는 음대 피아노과 교수이지만 실제로는 속물적인 근성이 강한 강준형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준형은 선재(유아인 분)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선생이지만 혜원에게는 떼를 부리는 철부지 남편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귀여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혜원과 선재의 관계를 알고 수면제와 술이 없으면 잠도 못잘 정도로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모성애까지 자극하는 모습이다.

극 중 준형은 라이벌로 생각하는 조인서(박종훈 분)가 뛰어난 실력과 제자를 갖고 있는 것에 질투해, 천재적 능력을 가진 선재를 자신의 제자로 받고 지극한 정성을 쏟고 있는 상황. 선재의 피아노 실력은 혜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지만 준형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재를 직접 돌봐했다고 말하고 박수는 자신이 받는 남자다.
준형은 선재가 콩쿨 예심에 제출할 영상촬영을 위해 오케스트라 협연을 하며 피아니스트로서 정식 데뷔한 뒤 꽃다발과 박수는 자신이 받고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이뿐 아니라 쥐가 무서워 도망가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혜원에게 투정부리는 아들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항상 철없는 중년 남자 같다가도 인생의 파트너인 혜원의 불륜에 괴로워하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술을 먹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한 혜원과 선재의 관계를 알고도 자신의 욕망 때문에 모른 척하는 걸 보면 일면 소름도 끼친다는 반응이다.
준형의 이 같은 세 가지 면을 잘 버무려가며 시청자들을 자연스럽게 준형 캐릭터에 몰입시키고 웃음과 연민을 이끌어내는 데는 박혁권의 연기내공이 있었다. 그는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에 이어 영화 ‘사이코 메트리’에서 평소에는 마음 좋은 수의사지만 뒤돌아서면 잔인하게 어린 아이들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역을 소화, 그간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탁월하게 표현했다.
안판석 감독은 그의 연기력을 믿고 ‘하얀거탑’부터 ‘아내의 자격’, ‘세계의 끝’, 그리고 ‘밀회’까지 박혁권을 캐스팅해 함께 가고 있다. 박혁권은 안판석 감독의 믿음과 자신의 연기내공으로 ‘밀회’에서 준형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극 중 혜원과 선재의 관계를 주변 인물들이 점차 알아가고 있는 가운데 박혁권이 준형을 통해 또 어떤 면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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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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