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실점' 정성룡-김승규, 같은 결과-180도 다른 내용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4.19 15: 59

대표팀 선배 정성룡(29, 수원 삼성)이 신들린듯한 선방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후배 김승규(24, 울산 현대)를 한수 지도했다.
울산은 19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9라운드 홈경기서 전반 24분 정대세, 후반 11분 산토스에게 연속골을 내줬으나 종료 6분 전 김민균과 유준수가 릴레이 골을 터트리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팀의 최근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에 빠져 있던 울산은 반전의 계기가 절실했고, 4경기 연속 무패가도(3승 1무)를 달리던 수원도 선두 도약을 위해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흥미로운 매치업이었다. 선두권 향방을 가를 경기였고, 양 팀 수문장 대결도 볼거리였다. 정성룡과 김승규는 2014 브라질월드컵 No.1 수문장 자리를 놓고 불꽃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진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 수 없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형님' 정성룡의 경험이 '아우' 김승규의 패기보다 확실히 빛났다. 정성룡은 4차례나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며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정성룡은 이날 선방쇼의 진수를 보여줬다. 파도같이 몰아치는 울산의 공격도 정성룡의 거대한 벽에 맥없이 무너졌다. 전반 2분 만에 김신욱의 논스톱 슈팅을 막아내며 예열을 마친 정성룡은 전반 29분 김선민과 일대일 찬스서 결정적인 슈팅을 쳐내며 울산의 기세를 꺾었다.
정성룡의 신들린듯한 선방 퍼레이드는 계속 됐다. 울산은 전반 35분 김민균이 골대 1m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정성룡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을 잡아내며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막판 김민균에게 만회골을 내준 정성룡은 종료 직전에도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막아내며 수원의 승리를 끝까지 책임지는 듯했다. 하지만 종료 1분 전 유준수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민균과 유준수의 슈팅 모두 골대 구석을 가르는 날카로운 슈팅이었기에 정성룡도 손 쓸 도리가 없었다.
김승규는 소속 팀의 극적인 무승부 드라마에도 웃지 못했다. 김승규는 전반 24분 정대세의 슈팅을 막아내기 위해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공은 야속하게도 반대편으로 향하며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1분에는 산토스의 오른발 슈팅을 막기 위해 뒤늦게 손을 뻗었지만 머리 위로 공이 넘어가며 쐐기골을 허용했다. 짙은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당초 '2010 남아공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정성룡의 경험이 대항마' 김승규의 패기에 앞서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정성룡이 부진하는 사이 김승규가 맹활약하며 대표팀 No.1 수문장 자리를 위협했다. 또 한 번 무게추가 기울었다. 정성룡은 이날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홍心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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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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