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가 먼저"..첫방 드라마-예능 '불확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4.20 17: 02

진도 세월호 침몰 참사로 전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진 가운데, 방송가는 첫 방송과 종영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MBC와 SBS는 예능프로그램 첫 방송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부득이하게 결방을 결정하거나 방송 여부를 유동적으로 열어두고 있다. 1TV에서 뉴스 특보를 전담하는 KBS의 경우 드라마를 정상 방송, 예능을 결방키로 한 것과는 달리 그야말로 '올스톱'인 상황이다.
MBC는 당초 오는 27일 '코미디의 길'의 첫방송을 내보낼 예정이었다. '코미디에 빠지다' 후속 프로그램인 '코미디의 길'은 이홍렬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바 있다. 다큐와 코미디를 결합해 새로운 포맷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예상치 못한 참사로 첫방송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 뿐 아니라 강호동의 야심작인 파일럿 예능 '별바라기'도 녹화를 마친 지 오래이나 아직 그 뚜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사고가 발생한 당일 오후 11시께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내부 논의 끝에 방송을 미뤘다. 일단 방송을 일주일 미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 방송 여부는 불투명하다.
첫 방송 전 기약없는 기다림은 SBS 주말버라이어티 '일요일이 좋다'의 새 코너 '룸메이트'도 마찬가지. 동거 예능이라는 새로운 포맷에 화려한 출연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룸메이트'는 '일요일이 좋다' 전체가 결방되며 방송일이 연기됐다.
예능 뿐 아니라 SBS 새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도 첫 방송을 연기했다. '기분 좋은 날'의 경우 예정된 첫 방송 일자가 무려 3주나 연기된 상황. 지난 5일 방송을 목표로 했던 이 드라마는 19일로 한 차례 첫 방송일을 늦췄고, 이번 사고로 인해 결국 오는 26일로 방송 날짜를 확정한 상태다.
그런가하면 종영을 코 앞에 두고 쉬어가기에 들어간 드라마도 있다.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종영을 불과 2회 앞두고 결방됐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앞으로도 언제 방송이 재개될 지 알 수 없다. 또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도 종영을 2회 남기고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다.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기 어려운 추리물이기에 오랫동안 결방된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두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같은 결방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민이 슬픔에 빠진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 예능 방송을 감행하기 보다 애도가 먼저라는 생각이 더 힘을 얻고 있는 것. 그러나 이러한 첫 방송, 종영 방송의 결방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방송가의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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