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G 벤치클리어링, 분위기 반전 일으킬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2 06: 09

벤치 클리어링,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0일 대전구장에서 있었던 한화와 LG의 벤치 클리어링이 화제를 모았다. 사건의 잘잘못을 떠나 두 팀 모두 8~9위로 하위권에 처져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위권에 떨어진 팀들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게 마련이며 종종 의도된 벤치 클리어링으로 선수단을 결집시키기도 한다.
한화와 LG의 벤치 클리어링도 양 팀 선수들 사이에 오해가 쌓이며 연속 빈볼이라는 최악의 대응으로 일이 커졌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목적도 없지 않았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는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질 때에도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이날 벤치 클리어링은 양 팀의 주요 선수들이 앞장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한화에서는 김태균과 이양기가 흥분한 모습이었고, LG에서는 이병규와 우규민이 나섰다. 평소 쉽게 흥분하지 않는 유순한 성격으로 잘 알려진 김태균은 친구 정근우가 빈볼을 맞자 불도저처럼 LG 선수들을 밀고나갔고, 우규민도 화가 잔뜩 나 정근우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6회 정근우가 첫 번째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김태균의 유격수 땅볼 때 2루로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LG 유격수 오지환이 종아리에 정근우의 스파이크가 걸려 유니폼이 찢어지며 찰과상도 입었다. 그러자 LG 최고참 이병규가 정근우와 설전을 주고 받는 모습도 있었다. 한화 선수들은 정근우가 두 번씩 위험하게 맞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양 팀 선수들은 대치 상황에서 감정이 상하는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벤치 클리어링이 과연 팀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한화 한 선수는 "벤치 클리어링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우리는 계속 상대팀 타자를 맞혔어야 하는 건가"라며 반문한 뒤 "서로 흥분하는 것도 잠깐이지 분위기 반전처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벤치 클리어링에 관계없이 원래 우리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한화와 LG에 앞서 올해 첫 벤치 클리어링은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KIA가 벌였다. KIA가 13-8로 리드한 9회 김주찬 타석에서 넥센 손승락이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양 팀 선수들이 대치했다. 5회 김주찬이 13-4로 9점차 앞선 상황에서 도루를 한 것이 발단이 돼 넥센 선수들을 자극했다는 오해가 불거졌다. 5회 김주찬에게 도루를 내준 넥센 투수 송신영이 벤치 클리어링에 앞장서 흥분한 이유였다.
이후 넥센의 성적은 어떠했을까. 공교롭게도 벤치 클리어링 당일까지 2연패를 당하며 4승5패로 주춤하던 넥센은 사건 이후로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1위까지 올랐다. 이유가 어찌됐든 공교롭게도 그 이후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벤치 클리어링 당일까지 5승4패로 그런대로 순항하던 KIA는 이후 3연패 포함 3승7패로 고전 중이다.
한화는 22~24일 대전에서 두산과 홈 3연전을 갖고, LG는 대구로 넘어가 삼성과 원정 3연정을 치른다. 과연 벤치 클리어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두 팀의 행보다.
waw@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