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차, ‘무도’ LTE급 결정 배경은?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4.23 17: 06

그룹 리쌍 길이 지난 5년간 몸 담아왔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23일 오전 음주운전 사건이 알려지고, 본인 측의 사과문이 발표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결정된 일이다. 5년간 함께 했던 멤버의 하차 결정 치고는 굉장히 신속하게 처리된 느낌이다. ‘무한도전’ 측의 이처럼 빠른 ‘LTE급’ 결정의 배경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무한도전’ 측은 이날 오후 보도 자료를 통해 “4월 23일 새벽 ‘무한도전’ 출연자 길 씨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며 사과의 의사를 전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에 시청자 여러분이 느낄 실망감이 얼마나 크실지 짐작하기에 저희 제작진 또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시기가 시기인 만큼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무한도전’ 측에 따르면 길은 사건 직후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밝혔으며 제작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때문에 프로그램은 당분간 6인 체제로 녹화가 진행되며 길이 출연한 최근 촬영분 중 일부는 편집될 예정이다.
이처럼 '무한도전'이 재빨리 길의 음주운전 사건과 자진 하차 의사를 받아들이며 공식 입장을 보도한 배경에는 9년간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몸소 배워온 ‘무한도전’만의 위기대응 메뉴얼이 있다. 길의 음주사고 외에도 ‘무한도전’에는 그간 적지 않은 사건들이 벌어졌었다. 최근 가장 큰 사건은 '2013 자유로 가요제'의 참가자였던 작곡가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
당시 '무한도전' 측은 박명수와 프라이머리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던 이 곡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빠른 시간 내 해당 음원의 판매를 금지하며 입장을 발표하며 프로그램 관련 논란을 불식시킨 바 있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만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무한도전'의 위기 돌파법이다.
더불어 길의 빠른 하차 결정에는 시기적인 이유도 한 몫했다.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가 아직 수습되지 않은 때 논란이 더 커질 경우 자칫 모두에게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한도전' 뿐 아니라 자진 하차 의지를 표명한 길에게도 깔끔한 마무리는 아닐 터.  
한편 앞서 길은 이날 오전 0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500m 가량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길은 소속사를 통해 “현재 음주 운전을 한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이 깊이 반성 중”이라면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그간 사랑해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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