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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 혹평에 대처하는 ‘역린’의 애티튜드



[OSEN=김범석의 사이드미러] “이재규 감독이요? 배우들과 작가 볼 낯이 없다며 두문불출하고 집에서 캔맥주만 마셔요.”

영화 ‘역린’의 한 제작진은 언론 시사회 후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이렇게 함축적으로 말했다. 기자 시사 후 쏟아진 매스컴의 혹평에 감독과 배우들이 큰 자괴감에 빠졌다는 전언이다. 어느 정도 내러티브와 만듦새에 자신감이 있었던 제작사와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사 올댓시네마도 예상 못한 차가운 리뷰 폭탄에 당혹스런 3~4일을 보내야 했다.

‘3년 만에 돌아온 현빈 최고의 연기’ ‘드라마 흥행사 이재규의 의미 있는 영화 데뷔작’ 같은 호평도 눈에 띄었지만, ‘역린’을 바라보는 대다수 매스컴의 시선은 차갑고 또 습기 가득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한 제작진의 과욕’ ‘현빈을 둘러싼 복잡한 인물 구성과 스토리’를 지적하는 내용이 많았다. 관련 기사를 클릭할 때마다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는 제작사 대표의 말이 괜한 엄살은 아닌 것 같다.

굳이 수용미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역린’은 이제 감독이나 제작사의 영화가 아니다. 매스컴이 정보 전달자로서 역할을 하고, 개봉일인 30일부턴 그야말로 소비자, 관객의 차지가 된다. 다행히 교환가치 이상을 충족시킨다면 흥행할 것이고, 본전 생각나게 하면 꼼짝없이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다. 요즘 영화계는 SNS의 발달로 예전처럼 허접한 마케팅 꼼수도 먹히지 않는, 그야말로 콘텐츠 진검 승부의 장이 된지 오래다.

흥미로운 건 ‘역린’ 제작진과 배우들이 언론 혹평을 대하는 태도다. 흔히 공동 프로젝트나 팀플레이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게 ‘남 탓’인데, 이들은 오히려 ‘내 탓’에 열중하고 있다. 이재규 감독부터 “만약 영화가 기대에 못 미치면 모든 건 다 제 탓”이라며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임해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최성현 작가도 “모든 혹평은 빈약한 스토리를 쓴 저 때문이지 감독과 배우들은 눈물 날 만큼 잘 해줬다. 영화 보면서 너무 울었고 모두 존경스럽다”며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다.

 이에 질세라 현빈과 정재영도 “매스컴의 혹평에 분명 귀 기울일 만한 부분이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여부”라며 “진심을 쏟아 연기한 만큼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개봉을 맞자”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극중 정순왕후로 출연해 인상을 남긴 한지민도 카카오톡으로 호평과 리뷰를 일일이 링크를 걸어 감독과 제작진에게 전송해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공교롭게 같은 날 맞붙는 ‘표적’에 출연하는 김성령 뿐 아니라 조정석 박성웅 정은채도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무대인사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이들을 반색하게 만든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26일 전국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일반 시사회에서 호평과 갈채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현빈 조정석의 팬클럽 의견을 제외한다 해도 ‘역린’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심정일 것이다. 애도 기간을 감안해 모든 홍보 활동을 취소했지만, 5월 첫 주 황금연휴가 끝난 뒤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도 조심스럽게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 달 중순 개봉하는 ‘인간중독’ ‘고질라’와의 2라운드를 대비하겠다는, 장기 흥행 플랜으로 풀이된다.

흥행의 바로미터 격인 예매율(영진위 집계)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표적’을 앞서고 있다. 28일 60%에 육박하는 예매율로 1위를 기록한 ‘역린’은 벌써 6만 명이 예매에 참여했다. 최근 흥행작 부재로 먹구름 가득한 롯데도 ‘역린’을 지렛대로 삼아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언론 혹평이라는 난기류를 통과하고 있는 ‘역린’이 보란 듯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5월 극장가에 무사 착륙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skim01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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