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LG, 5월 반등 위한 조건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01 07: 08

너무 잔인했던 4월이었다. 수많은 연장 승부 속에서 패배만 쌓였다.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마운드가 버티면 타선은 침묵했다. 투타 밸런스가 엇박자였고,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던 모습은 희미해졌다. 결국 수장의 자진사퇴까지 터지면서 선수단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이대로 백기를 들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 104경기나 남아있다. 지난 주말 3연전서 개막 한 달 만에 위닝시리즈에 성공했고, 5월 첫 경기 1일 NC전도 승리하면 2연속 위닝시리즈다. 선발진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5월 반등을 위한 조건들을 나열해봤다.
▲ 불펜 필승조 재구축

지난해 최강 불펜을 구축했던 투수들이 다 있으나 결과는 정반대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2013시즌 3.40에서 5.52까지 치솟았다. 마무리투수 봉중근 자리를 제외하면 승리공식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는 잦은 연장승부와 1점차 패배의 원인이 됐다. 
구상부터 잘못됐다. 기대를 모았던 김선규가 반전 없이 부진했고, 새얼굴 신승현과 윤지웅도 해답이 되진 못했다. 슬로우스타터 이동현을 셋업맨으로 놨으나 이동현이 완벽한 공을 던지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했다. 가장 구위가 좋았던 정찬헌은 빈볼 징계를 받았고 류택현도 2군에 있다. 스윙맨 역할을 하려고 했던 신정락은 골반 쪽에 부상을 당했다.
결국 키는 유원상과 이상열, 그리고 정현욱이 쥐고 있다.
유원상은 시즌 초반 연투시 전날보다 떨어진 구위로 고전했다가 이제는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는 중이다. 4월 11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지만 돌아온 후 4경기 연속 평균자책점 0 행진을 하고 있다. 4월 30일 경기서도 이상열과 이동현이 무너진 것을 수습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유원상은 이동현이 100%가 되기 전까지 8회를 책임져야한다.
이상열은 원정 징크스가 문제다. 홈 5경기서 피안타율 1할1푼8리 평균자책점 ‘0’를 찍은 반면, 원정 6경기에선 피안타율 4할1푼7리 평균자책점 13.50이다. 완전히 다른 투수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이 차이를 좁혀 가야할 것이다. 정현욱은 지난해 이맘때쯤 막강 셋업맨으로 활약했었다. 일단 유원상처럼 한 차례 2군에 갔다 온 후 구위가 살아났다. 정현욱이 2013시즌 초와 같은 모습으로 7회를 지워줄 수 있다면, LG 불펜진은 정상궤도에 오른다.    
▲ ‘게임메이커’ 2번 타자 발굴
이제는 2번 타자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됐다. 당초 김기태 감독은 2014시즌 2번 타자로 손주인과 이병규(7번)를 낙점했는데 이대로라면 손주인이 2번에 고정될 확률이 높다.
손주인은 타율 3할4푼3리의 맹타 속에서도 착실하게 벤치의 번트 사인을 수행 중이다. 이미 박용택은 지난 2시즌동안 리그 전체 리드오프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손주인이 박용택을 꾸준히 진루시키면, LG의 득점은 한 층 수월해진다.
물론 시즌은 길다. 손주인의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도 대비해야 한다. 즉, 언젠가는 이진영 이병규(7번) 오지환 등이 2번을 맡아야할 수도 있다. 지난해 기록만 놓고 보면 이진영이 2번 타자로 타율 3할8푼1리, 이병규(7번)가 3할9푼3리, 오지환이 2할5푼9리를 올렸다. 누가 2번 타자로 나오든, 출루한 주자 뒤로 타구를 날려야 된다.  
▲ 신진세력 맹활약
LG는 지난해 팀 도루 139개를 기록, 리그 평균 130개를 웃돌았다. 박용택과 정성훈, KIA로 이적한 이대형이 13개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오지환(30개) 김용의(21개) 정주현(10개) 손주인(9개) 문선재(8개)로 도루는 신진세력 담당구역이었다.  
올 시즌은 팀 도루 19개로 리그평균 23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지환이 4월초까지 2군에 있었고, 김용의는 벤치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아 도루가 적다. 앞으로는 오지환과 김용의를 필두로 문선재 박용근 박경수 등이 LG의 다리가 돼야한다. 조쉬 벨의 합류로 홈런 갈증에선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LG는 한 방보다는 작전과 연타로 점수를 뽑는 팀이다.
타석에서 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위타선이 상위타선으로 기회를 이어주면 더할 나위 없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외에도 3할 타자가 나와야 한다. 정의윤과 오지환이 최근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면, 보다 짜임새 있는 타선이 만들어진다.
▲ ‘AGAIN 2013' 가능할까?
4월 30일까지 LG는 피타고리안 승률 40.9%를 기록 중이다. 실제 승률보다 10%가 높다. 2013시즌 이 맘 때도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10%가량 높았고, 5월 중순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총득점과 총실점만 놓고 계산하는데 보통 시즌 막바지가 되면 실제 승률과 비슷해진다.
당초 LG는 5월까지 5할 승부, 6월부터 질주를 계산했다. 하지만 악몽의 4월을 보낸 만큼, 5월에 5할 이상을 해야 한다. 다시 쳐지면 이제는 올라설 수 없다. 그래도 최근 집중력이 많이 올라왔고, 선수들도 지난해 이룬 반전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포수 윤요섭은 “내 몸 상태가 어떻듯 매 경기가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뛸 것이다. 내일이 아닌, 오늘 하루만 바라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투수 류제국 또한 “이제 밸런스를 찾았다. 5월에는 승을 쌓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아이콘으로 돌아갈 뜻을 보였다. 지난 경기서 9회 대타 결승타를 친 이병규(9번)는 “오늘 승리가 반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5월을 대반격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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