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전현무는 타인의 캐릭터를 파악하는 귀신 같은 능력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친근감이 남다르다. ‘나 혼자 산다’에서 예능 초보 파비앙과 어느새 ‘남남 커플’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전현무의 배려와 관찰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터다.
전현무는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이 프로그램 속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을 이루고 있는 프랑스 청년 파비앙과 벚꽃 나들이를 떠났다. 앞서 함께 집들이 음식을 준비하며 묘한 조화를 이끌어냈던 두 사람은 짝이 없다는 현실에 한탄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빛났던 것은 전현무가 파비앙과의 대화에서 재미를 이끌어내는 능력. 전문 방송인이 아닌 까닭에 자칫 지나갈 수 있는 파비앙의 귀여운 매력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부각시켰다. 파비앙과의 다소 민망한 벚꽃 나들이에 “연락이 안 오길 바랐다”고 쑥스러워하며 두 사람의 나들이가 왜 웃긴 상황인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벚꽃을 프랑스어로 말하지 못해 검색을 하는 프랑스인 파비앙의 모습을 보고 “웃기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파비앙의 매력을 강조했다. 교통 체증에 잠시 음료수를 사러 밖으로 나간 파비앙을 어쩔 수 없이 내팽개치고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 머쓱하게 웃거나, 자신도 모르게 벚꽃 길에서 파비앙의 손을 덥석 잡아 서로 민망해 하는 지경에 이르며 안방극장에 웃음꽃을 선물했다.
건실하고 한국을 사랑하며 순수한 구석이 있는 파비앙의 호감을 높이는 것은 전현무의 역할이 컸다. 평소 다소 수다스러운 그가 파비앙과의 대화에서 예능 초보 파비앙에게 주도권을 안기고 자신은 뒤에서 대화의 재미 있는 부분만 부각시키는 일명 ‘받쳐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는 예능인으로서 어떤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지 귀신 같이 파악하고, 이를 끌어내서 더욱 재밌게 만드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하다.
평소 전현무는 아나운서 출신이지만,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산다. 또한 뛰어난 ‘말발’과 친근한 매력은 그의 장기 중에 장기. 여기에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상대 출연자를 배려하고, 시청자들이 자칫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을 웃음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따뜻한 배려와 세밀한 관찰력까지 밑바탕에 깔아놓으며 왜 그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사랑을 받는지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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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