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욱 “연하남과 경쟁? 외모·나이 모두 안 되죠”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3 07: 59

배우 주상욱(36)은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를 통해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꼬리표를 뗐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누구나 사랑할만한 멋있는 남자를 연기하며 ‘실장님 전문 배우’라고 불렸던 그가 이 드라마를 통해 지질한데 멋있고, 웃긴데 매력적인 차정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드라마가 끝난 지 몇 주가 흘렀지만 여전히 만나는 사람마다 드라마를 잘 봤다는 호평을 받는다고 머쓱해 했다. 그만큼 주상욱은 ‘앙큼한 돌싱녀’에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했다. 특유의 호소력 짙은 감정 연기에 맛깔스럽게 망가지는 연기까지 더하니 정우라는 인물은 그야말로 매력 투성이였다. 드라마 시작 전 변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시청률과 관계 없이 쏟아지는 호평을 비타민 삼아 훨훨 날아다닐 수 있었다는 주상욱과의 유쾌했던 수다를 그대로 전한다.
-드라마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끼를 마음껏 발산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늘 실장님 역할만 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래서 실제 성격과 비슷한 재밌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연기를 할 때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는 않았다. 진지하게 연기했는데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셨다. 감독님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할 수 있었다. 망가지는 역할이나 진지한 역할이나 어떤 연기가 더 쉽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망가지는 게 조금 더 쉬웠다. ‘텐’이나 ‘굿닥터’와 같이 진지한 드라마에서 고정된 틀에서 연기를 하는 것보다는 편했다.
-실장님 전문 배우 꼬리표를 뗐다.
이번엔 대표님이었다.(웃음) 사실 이번 작품이 끝난 후에도 시청자들이 나를 볼 때 실장님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장님 꼬리표를 떼야겠다는 부담감이 없었다. 사실 난 실장님 이미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에 실장님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내가 떠오른다면 평생 일이 없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그런데 다행히 이번 작품을 보고 나를 다시 봤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
-배우 이민정과 로맨스 연기가 정말 잘 어울렸는데 케미스트리(조화) 점수를 매긴다면?
민정이와는 ‘깍두기’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상대역은 아니었지만 친하게 지냈다. 그래서 처음부터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민정이가 결혼 후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즐거워하면서 편안하게 촬영을 임했다. 그래서 작품이 잘 된 것 같다. 우리 둘의 케미스트리 점수를 주자면 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드라마 시청률이 호평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배우로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선방을 했다고 생각한다. 1회와 2회는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부분과 겹치지 않았나. 그래서 기대를 안 했는데 3회에 두자릿수 시청률이 나와서 사실 기대를 했다. 잠시나마 대박 나는 것 아닌지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그런데 그 시청률이 끝까지 유지되더라.(웃음) 아쉬운 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보다는 작품에 대한 평가가 좋았고, 사람들이 많이 봤다고 하니 만족하는 부분이 더 많다.
 
-‘앙큼한 돌싱녀’가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는 설정인데 공감을 하나.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지 않나. 결혼은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이혼 후 다시 재결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드라마가 처음부터 재결합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어떻게 두 사람이 행복하게 재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연기를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경험을 물어봐서 그 경험을 연기에 담으려고 했다.
-드라마가 이혼과 재혼을 다루는데 혹시 결혼관이 생기거나 바뀌지 않았나.
사실 내가 결혼할 나이지만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한 적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결혼했지만 결혼은 연애를 오래 한다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내 계획대로 결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대화가 통하고 성격이 맞는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다. 사실 나도 내가 어떤 여자와 결혼을 할지 궁금하다.(웃음)
-‘앙큼한 돌싱녀’에서 서강준과 함께 연기를 했는데 선배로서 평가를 한다면?
후배라도 평가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참 어렵다. 일단 강준이는 ‘굿닥터’ 때도 잠깐 연기를 함께 한 적이 있다. 이후 ‘앙큼한 돌싱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젊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빨리 연기를 시작해서 앞으로 더 잘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힘이 넘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 사실 내가 처음 연기할 때보다 그 친구가 100배는 잘 한다.(웃음) 내가 강준이 나이 때 강준이만큼 연기를 했으면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웃음)
-서강준 씨를 비롯해서 요즘 연하남이 대세다. 위협적인 연하남은 누구이고, 그런 연하남과 비교했을 때 주상욱 씨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예전에는 연하남들을 보며 ‘저 친구는 나이도 어린데, 저런 친구랑 내가 경쟁을 해야 한다니...’라는 걱정도 해봤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안 한다. 어차피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웃음) 나는 연하남들과 경쟁이 안 된다.(웃음) 나이와 외모, 모두 경쟁이 안 된다.(웃음) 내가 강준이와 비교했을 때 나은 게 뭐가 있나 싶다.(웃음) 연기를 좀 더 오래 했으니 연기 정도겠다. 그래서 경쟁 상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웃음) 내가 이민호, 김수현과 경쟁을 할 수 있겠나 싶다. 그냥 열심히 내 길을 가야할 것 같다.(웃음)
-반대로 연상의 여배우 중에 함께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가 있나.
드라마 ‘선덕여왕’이 끝나고 고현정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도 정말 잘하시고 아름다운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하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함께 연기를 하고 싶다.
 
-스스로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순위를 매기자면 중간 이상으로 웃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앙큼한 돌싱녀’에서 보여준 부분 중에 실제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예능인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면서 부담이 됐다. 드라마는 대본이 있지만 예능은 없는 가운데 재밌어야 하니까 고민이 많이 됐다. 드라마에서 코믹한 연기를 하는 것보다 예능에 출연하는 게 더 어려웠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예능프로그램을 다시 할 생각은 있다. 언젠가는, 물론 평생 못할 수도 있지만 내 이름을 내건 토크쇼도 출연하고 싶다.
-화려한 글래머가 이상형이라고 밝혔는데 그 생각엔 변함이 없나.
‘힐링캠프’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화려한 글래머 이야기만 기억한다.(웃음)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말 다음으로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화려한 글래머가 이상형이라는 말이다. 사실 외모를 안 본다는 것은 거짓말일 거다. 다만 글래머의 기준을 모르겠다. 글래머가 우선 순위는 아니다. 화려하다는 것은 꾸밀 줄 아는 여자를 의미한 말이었다. 그래서 화려한 글래머라고 이상형을 말했다.
-다음에도 망가지는 역할을 제의 받는다면 하겠느냐.
아직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캐릭터를 했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저런 캐릭터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역할을 해왔다. 다음 작품에서도 비슷한 역할이라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고민할 것 같다. 비슷한 역할도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사극에서 왕 역할을 하고 싶다. 왕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지 않나. 기회가 되면 왕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 사실 ‘앙큼한 돌싱녀’에 출연하면서 주연을 맡아 부담감이 있었다. 드라마가 잘 되지 않으면 내 책임이 아닐까, 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할 때는 어떤 역할을 하든 안정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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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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