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헤인즈, “규정도 모르고 나를 불렀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21 06: 45

한국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애런 헤인즈(33, SK 나이츠)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농구국가대표팀 운영위원회(이하 국대위)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 애런 헤인즈의 귀화를 추진하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헤인즈가 특별법으로 귀화를 하더라도 인천 아시안게임에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규정 50조 2항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는 ① 자신이 대표하는 국가에서 출생한 자 ② 자신이 대표하는 국가의 국민 또는 시민인 자로서 그곳에서 3년 이상 계속 거주한 자 ③ 대표하는 국가에 귀화하고 그곳 영주권을 가진 자로 한정된다. 미국에서 태어난 헤인즈는 한국시민권을 획득해도 아시안 게임에 뛸 자격이 없는 셈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헤인즈는 21일 OSEN과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한국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자가 소식을 전하자 그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헤인즈는 “정말 실망스럽다.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규정을 설명해주자 헤인즈는 “농구협회에서 그런 규정도 모르고 있었다니 정말 실망스럽다. 날 부르려면 규정을 다 알고 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비시즌에 헤인즈는 푸에토리코 리그의 팀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다. KBL과 시즌이 겹치지 않아 외국선수들이 ‘여름 아르바이트’로 자주 찾는 곳이다. 하지만 헤인즈는 국대위의 연락을 받고 거절했다.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철썩 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인즈는 “다른 리그로부터 입단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에서 뛰면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실망스럽다. 이제 다른 리그에서 제안이 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KBL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애초에 국대위는 외국선수 영입작업을 너무 늦게 시작했다. 촉박한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보니 제대로 준비하고 선수와 접촉할 시간이 없었다. OCA 규정도 살펴보지 못했다. 그 결과 이런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동안 관계자들이 귀화를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도 전부 허사가 됐다. 또 국대위는 헤인즈의 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제대로 연락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유재학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은 “외국선수를 뽑으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오랫동안 검토를 해야 한다. 선수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어떤지도 중요하다. 선수가 나온 지역신문 기사를 전부 읽어보고, 선수를 가르친 은사에게 전화도 걸어서 물어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시간이 전혀 없었다. 너무 늦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실망한 헤인즈는 “오늘 내 에이전트와 상의를 해보겠다. 어쨌든 개인운동을 시작하면서 몸을 만들 것이다. 한국선수들과 뛰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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