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쿠바 대표 데스파이녜, 위조여권 사용으로 멕시칸리그 영구제명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6.13 03: 26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멕시칸리그에서 뛰고 있던 전 쿠바 국가대표 외야수 알프레도 데스파이네가 위조여권 사용혐의가 확인 돼 영구 제명됐다고 13일(이하 한국시간)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보도했다.
멕시칸 리그 캄파체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데스파이녜는 지난 달 모국인 쿠바여권 대신 도미니카공화국 명의의 위조여권을 사용하고 있다는 ESPN의 보도에 의해 일시적으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최근 도미니카공화국 정부에 의해 데스파이녜의 여권이 위조된 것이라는 공식 판명이 내려짐에 따라 멕시칸리그는 영구제명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데스파이녜가 소속된 캄페체의 엔리케 로사도 사장 역시 영구히 리그에서 어떤 지위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을 내렸다.
데스파이녜는 쿠바를 탈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최근의 많은 쿠바 선수들과 달리 쿠바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멕시칸리그에 진출했다. 쿠바 정부가 지난 해 9월 자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용인했기 때문이다. 멕시칸리그 시즌 중 멕시코에 와서 선수로 뛰다가 시즌이 끝나면 쿠바로 돌아가 쿠바 리그에서 뛰는 조건이다(연봉의 20%가 쿠바 정부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문제가 생겼다. 지난 해 11월 윈터 미팅에서  (미국)마이너리그가 멕시칸리그 측에 쿠바인(혹은 쿠바 영주권자)과 계약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쿠바 선수들과 계약하는 것은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한 미국 재부무산하 OFAC(미국이 아닌 해외의 자산 및 거래를 관리 감시하는 기구)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게 쿠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선 쿠바를 ‘탈출’해야 하는 상황의 원인이기도 하다. 쿠바 정부의 해외진출 허가와 별개로 미국에서 번 돈의 20%를 쿠바 정부에 보내줄 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데스파이녜는 쿠바 여권이 아닌 다른 여권이 필요했고(야시엘 푸이그가 쿠바에서 탈출한 뒤 바로 미국에 오지 못하고 우선 멕시코로 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위조여권을 사용했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 
물론 멕시칸리그에서 영구제명되기는 했지만 데스파이녜의  이 조치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가 멕시칸리그 역시 타국리그(NPB, KBO 등)처럼 계약내용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멕시칸리그의 제명조치까지 존중해야 하는 협약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멕시칸리그는 (미국) 마이너리그의 협력리그 이기는 하지만 독립돼 있는 리그다.  만약 데스파이녜가 쿠바를 탈출, 제 3국으로 간다면 메이저리그와 계약은 가능한 셈이다. 
데스파이녜는 올 4월 24일부터 캄페체 소속으로 뛰며 20경기에서 .346/.407/.603을 기록했다. 2013-214 쿠바리그에서는 그란마와 산티아고 데 쿠바 소속으로 전후반기를 소화하면서 254타석에서 .311/.474/.533의 기록을 남겼다. 출루율은 세리에 나시오날 리그 1위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데스파이녜의 일본리그 진출을 점치고 있다. 쿠바를 탈출하는 대신 현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프레데릭 세페다와 마찬가지로 쿠바 정부의 정식 허가 아래 입단하는 방법이다.
데스파이녜는 쿠바 국가대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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