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C결산] '결과만 중시' 홍명보, 16년 만 최악 성적 책임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27 13: 01

결과를 중시했지만 성과가 전무하다. 남은 것은 16년 만의 최악 성적이다. 이제는 누군가가 책임을 질 시간이다.
적지 않은 시간 월드컵에서의 호성적을 위해 준비를 했지만 남은 것은 별로 없다. 평균 26.1세의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경험을 쌓게 됐지만, 어디까지나 무형적인 것이고 현재로서는 쓸모가 없는 것이다. 사실상 성과가 전무한 셈이다.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1년여 전이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당당하게 선수 선발의 원칙을 세웠던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직접 그 원칙을 아무렇지 않게 깼다. 그리고 엄청난 비난 여론 속에서 원칙을 깬 선수 선발을 강행했다.

모든 것이 결과가 중시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과정이 어떻게 됐든 결과만 만족할 수준의 것이라면 과정은 모두 잊혀지기 때문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자신이 정한 월드컵 16강,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서 수 차례 밝힌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목표를 위해 원칙이라는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를 쫓아가게 됐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했던 과정 만큼 결과도 좋지 못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바라던 바와 전혀 달랐다. 월드컵 16강은 커녕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1무 2패를 기록, 1998 프랑스 월드컵(1무 2패)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됐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책임을 회피할 방법이 없다.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선수 선발을 했고 그에 따른 결과를 거두지 못한 점, 그리고 한 팀의 수장으로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낸 점 등은 감독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들이다.
이미 좋지 않은 결과로 책임을 진 감독들도 여럿 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감독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을 아시아 최강국으로 만들어 놓았음에도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란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조차도 1무 2패의 성적에 지휘봉을 반납했다.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사퇴에 대해)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그렇다. 내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 당하지 않는다. 내 판단대로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16년 만의 최악 성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할 것인지, 기존 계약대로 2015년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잡을 것인지는 대표팀이 한국에 돌아온 뒤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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