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종영 ‘개과천선’, 아직 회수되지 않은 무더기 떡밥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6.27 09: 48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은 2회가 갑자기 사라진 까닭에 살짝 꺼내놓기만 하고 미처 전개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6일 16회로 종영한 ‘개과천선’은 현실성 높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명품 열연에 힘입어 방송 내내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 법정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방으로 인한 배우의 일정 조정 불발로 2회가 줄어들며 조기 종영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2회가 갑자기 없어진 까닭에 회수되지 않은 떡밥이 많아 마지막 회의 깊은 여운에도 시청자들은 아쉬운 입맛을 다시고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김석주(김명민 분)와 인턴 이지윤(박민영 분)의 관계. 분명히 지윤은 기억을 잃은 석주에게 약혼녀 유정선(채정안 분)이 나타나자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였다. 석주와 정선이 밤늦게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몸을 숨기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기에 삼각관계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상황.

석주가 종영을 2회 앞둔 지난 25일 방송된 15회에서 지윤과 함께 있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은 불미스러운 밤에 대해 언급하며 급하게 감정을 정리하는 모습은 은근히 석주와 지윤이 잘 되길 바랐던 시청자들을 실망하게 했다. 물론 정선과 석주의 관계에 대한 지지를 하는 시청자들도 많았지만 그동안 ‘썸’을 타는 것처럼 보였던 석주가 단칼에 지윤을 밀어내는 모습은 성급한 전개였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조연이었던 박상태 변호사(오정세 분)와 특별출연이었지만 폭발적인 호응 속에 거의 마지막까지 등장했던 이선희 검사(김서형 분)의 귀여운 러브라인도 떡밥 회수가 되지 못했다. 선희를 짝사랑했던 상태는 마지막 회에서 더 이상 선희가 바빠서 석주의 변호사 사무실을 찾지 않는다는 지윤의 말을 듣고 아쉬워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대쪽 같은 성격의 선희와 인간적인 매력이 넘친 정세의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는 그렇게 날아갔다.
특별 출연한 김서형 뿐만 아니라 석주와 대립각을 펼쳤던 전지원(진이한 분)은 마지막 회에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았다. 금융 사기 상품으로 법정 대결을 벌였던 두 사람은 사실 지원이 지윤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였기에 삼각관계도 가능했던 상황. 하지만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는 지원이 석주를 법정에서 이기면서 너무도 간단히 마무리됐다. 과거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갔던 석주의 길을 걷게 된 지원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것도 2회 조기 종영의 아쉬움이었다.
‘개과천선’은 기억 상실 후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석주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법정 휴먼 드라마. 성급하게 마무리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인해 드라마가 막판에 살짝 어긋나긴 했어도 높은 개연성과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연기 대결은 낮은 시청률에도 이 드라마에 대한 좋은 성적의 이유가 됐다. 수거되지,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이 다소 많아 아쉬움이 남는 ‘개과천선’이 안방극장에 남긴 진동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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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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