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다이제스트] 스페인 몰락과 '핵이빨', 韓 탈락까지... 조별리그 결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6.28 08: 35

이제는 16강이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연 2014 브라질월드컵이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본선 진출 32개국 중 16강에 진출할 16개국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본격적으로 펼쳐질 토너먼트 진검승부에 앞서 조별리그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중남미팀의 강세와 유럽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아시아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무 9패로 물러나야했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다이제스트를 시작한다.
▲ A조(1위 브라질, 2위 멕시코/크로아티아, 카메룬 탈락)

개최국 브라질의 독주가 예상된 조였다. 3경기 4골을 몰아치며 홈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한몸에 받은 네이마르의 활약에 힘입어 브라질이 무난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를 앞세운 멕시코가 브라질과 0-0 무승부를 만들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것과 개막 전부터 내분에 휩싸인 카메룬의 무기력한 무기력한 패배 정도가 눈에 띈다. 알렉스 송의 파격적인 엘보우 퇴장조차 루이스 수아레스의 '핵이빨'에 묻혀 금세 기억에서 사라졌을 정도다.
▲ B조(1위 네덜란드, 2위 칠레/스페인, 호주 탈락)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스페인의 몰락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이번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4년 전 결승전의 '리턴매치' 격이었던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유례 없는 1-5 대패를 당하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했던 칠레전마저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2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된 스페인은 단연 이번 월드컵 최고의 이변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하다. 스페인을 무너뜨린 네덜란드가 조 1위를 거머쥔 가운데 비록 탈락했으나 사나이다운 축구를 보여준 '사커루' 호주의 분전도 눈에 띄었다.
▲ C조(1위 콜롬비아, 2위 그리스/코트디부아르, 일본 탈락)
남미의 강세가 예상된 가운데 콜롬비아가 예상대로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드록神' 디디에 드록바의 코트디부아르가 16강 진출의 명운을 건 마지막 경기서 그리스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며 호기롭게 월드컵 무대에 나선 일본은 무기력한 '스시타카' 끝에 승리 없이 탈락했다.
▲ D조(1위 코스타리카, 2위 우루과이/이탈리아, 잉글랜드 탈락)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1약으로 꼽히며 '죽음의 조'의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였던 코스타리카가 2승 1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16강 진출을 가장 먼저 결정지을 줄 누가 알았을까. 스페인 못지 않은 이변을 일으킨 코스타리카의 활약이나 이탈리아, 잉글랜드의 탈락이 증명한 유럽의 약세 등 볼거리가 많은 D조였지만 최종전에서 터진 루이스 수아레스의 '핵이빨' 사건에 모두 묻혔다. A매치 9경기 출장정지, 4개월간 축구활동 금지의 중징계를 당한 수아레스는 이미 우루과이로 돌아갔으며 고국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
▲ E조(1위 프랑스, 2위 스위스/에콰도르, 온두라스 탈락)
중남미의 절대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유럽 2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카림 벤제마를 앞세운 프랑스는 아트사커의 부활을 알리며 조용히 조 1위를 거머쥐었고, 스위스도 무난하게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다른 유럽팀들에 비해 비교적 평탄한 조 편성으로 인해 프랑스와 스위스의 16강 진출은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중남미의 강세를 이겨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 F조(1위 아르헨티나, 2위 나이지리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란 탈락)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봉인'되어 있었던 리오넬 메시가 본성을 드러내며 3경기 4골로 아르헨티나를 조 1위에 올려놨다. 메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메시가 있는데 의존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은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의 말에도 일리가 있지 싶다. 감독이 '외계인'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뛰어난 메시의 능력이 월드컵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으니, 메시 본인도 만족하지 않을까. 오심으로 골을 빼앗긴 에딘 제코의 눈물과 함께 퇴장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침대축구' 비난에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걸었던 이란의 퇴장도 눈에 띈다. 주먹감자 사건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 G조(1위 독일, 2위 미국/포르투갈, 가나 탈락)
개막 전까지만 해도 독일과 포르투갈의 1, 2위 다툼이 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독일의 독주와 미국의 활약이 더 눈에 띄었다. 부상으로 낙마한 마르코 로이스 없이도 독일은 강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미국은 조직력과 끈기로 예상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며 당당히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페페의 '박치기' 사건으로 첫 경기 독일전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은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안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발롱도르의 저주'를 이겨내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 라이벌 메시의 활약을 TV로 보게 됐다.
▲ H조(1위 벨기에, 2위 알제리/러시아, 한국 탈락)
벨기에를 제외하고는 딱히 압도적인 팀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 월드컵에서 '행운의 조'로 꼽힌 H조였다. 1무 2패로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승의 아픔을 안고 탈락한 한국은 '1승 제물'로 삼았던 알제리에 오히려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쁨을 안겨주는 '제물'이 됐고, 감독 몸값 1위에 빛나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도 맥을 못추고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했다. "아름다운 축구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이기러 온 것"이라는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의 말대로, 벨기에가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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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 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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