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코스타리카] ‘환상 방어력’ 나바스, 골든글러브 사실상 예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06 13: 03

 아쉽게도 팀은 8강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케일러 나바스(28, 코스타리카)가 남긴 여운은 4강전 이후에도 쭉 이어질 전망이다. 최고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나바스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 골키퍼로 손꼽힌다. 약체로 평가받던 코스타리카를 8강까지 올려놓은 주역이다. 활약상은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상대의 맹폭을 온몸을 던져가며 막아냈다. 나바스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2실점만을 기록했고 그나마 하나는 우루과이전서 허용한 페널티킥 실점이었다. 개인의 주가가 치솟는 것이 놀랍지 않을 정도의 방어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기록에 의하면 이번 대회에서 나바스가 기록한 세이브(선방)는 총 21개였다. 이는 팀 하워드(미국, 27개), 라이스 음볼리(알제리, 23개), 디에고 베날리오(스위스, 22개)에 이은 공동 4위 기록이다. 하지만 실점이 적고 인상이 워낙 강렬했다. 상대의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키며 코스타리카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여기에 그리스와의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의 영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당연히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고 골키퍼의 영예인 골든글러브는 1994년 제정된 ‘야신상’의 이름을 바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수여되고 있다. FIFA 기술위원들이 토너먼트까지의 전반적인 활약상이 집계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나바스는 코스타리카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16강에서 탈락한 하워드나 베날리오에 비해서는 더 큰 이점을 갖는다.
8강에서 탈락한 것이 다소간 단점이 될 수는 있다. 1994년 야신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결승전까지 소화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1994년 초대 수상자인 미셸 프뢰돔(벨기에)만 예외였다. 1998년 파비앙 바르테즈(프랑스), 2006년 지안루이지 부폰(이탈리아), 2010년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는 모두 우승팀 골키퍼였다. 2002년 올리버 칸(독일)은 준우승 팀의 골키퍼였지만 대회 최고 골키퍼였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남은 골키퍼들 중 나바스의 활약상과 인상을 뛰어넘을 골키퍼가 마땅치 않아 큰 핸디캡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줄리우 세자르(브라질)는 16강전 승부차기의 영웅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팀 수비진의 영향을 받아 세이브 개수는 단 6개 뿐이다. 세르히오 로메로(아르헨티나), 야스퍼 실리센(네덜란드)도 그렇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일한 경쟁자는 마누엘 노이어(독일)라는 평가다. 5경기서 3실점을 기록 중인 노이어는 18개의 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알제리와의 16강,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만약 노이어가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가며 팀을 우승까지 이끈다면 ‘팀 성적’ 측면에서 나바스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래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현 시점에서 나바스가 골든글러브를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