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불륜극 '유혹',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이유[첫방]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7.15 06: 55

그렇고 그런 불륜극인줄 알았다. 그러나 SBS 새 월화드라마 '유혹'에는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렬한 매력이 있었다.
지난 14일 오후 첫 방송된 '유혹'은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예측불허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 외양을 꾸미고 있는 수식어들을 모두 걷어내면 결국 불륜을 이야기의 큰 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유혹'은 남다른 불륜이었다. 첫 회에서는 돈으로 은밀한 유혹을 하는 세영(최지우 분)과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 석훈(권상우 분)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두 사람 그리고 석훈의 아내 홍주(박하선 분), 어딘가 비뚤어진 삶을 사는 민우(이정진 분)까지 자세하게 등장했다. 갑자기 어느 순간 석훈과 세영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마다 행동의 당위가 부여됐다.

이로 인해 얻은 것은 바로 설득력이었다. 자칫 막장으로 치부될 수 있는 불륜에 그럴듯한 설득력을 더해주며 '유혹'은 흥미와 개연성을 동시에 잡았다.
또한 불륜도 우아하게 그려지는 극의 분위기가 '유혹'을 남다르게 만드는 일에 큰 공을 세웠다. 특히 냉철한 여성 CEO인 세영은 최지우 특유의 우아한 미모와 어우러져 남성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로 인해 석연찮은 불륜을 제안하는 세영의 모습이 그저 그런 막장극으로 비춰지지 않았다.
배우들의 호연도 눈길을 끌었다. 11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권상우, 최지우는 서로 마주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앞으로 등장할 두 사람의 모습에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박하선은 착한 아내부터 자살을 결심하는 비운의 여인까지 다양한 장면과 감정으로 활약했다. 이정진은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가벼운 바람둥이 민우로 변신했다.
이처럼 '유혹'은 마치 아침드라마처럼 자극적이지만, 미니시리즈다운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소재는 분명 자극적이지만 이러한 극단적 면모를 덮어버릴만큼 섬세하고 매혹적이었다. 불륜과 막장으로 정의내려질뻔한 '유혹'은 첫 방송만으로 이 같은 우려를 떨쳤다.
오늘(15일) 방송되는 2회에서는 본격적으로 석훈과 세영의 위험한 관계가 그려질 예정. 치명적인 불륜극 '유혹'이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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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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