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설'에 씁쓸한 황선홍의 '노 코멘트'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17 06: 32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아쉬운 패배였다. 사상 첫 FA컵 3연패에 도전한 포항 스틸러스의 꿈이 연장 120분 혈투에 이은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꺾였다. 그러나 경기 결과보다 자신의 거취 문제에 더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포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16강) 경기서 FC서울에 승부차기 끝에 2-2(2-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FA컵 사상 첫 3연패를 노리던 포항의 꿈은 좌절됐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서울과 맞대결을 앞두고 쓴 패배의 기억을 남기게 됐다.

올 시즌 유독 많이 만나는 두 팀의 대결은 화제를 모았다. 리그 선두를 달리며 ACL 8강에 진출해있고, 또 FA컵 3연패까지 도전하는 포항의 무서운 기세가 서울전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물론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황 감독을 둘러싼 '대표팀 감독설' 때문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6년 만의 무승에 그친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전격 사퇴한지 일주일 가량 지났다. 공석이 된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를 누가 맡게될 지를 둘러싸고 설왕설래만 한창이다. 정작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을 두고 "알아보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황 감독의 이름이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때문에 황 감독은 대표팀 감독과 관련한 끊임없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황 감독의 답변은 오직 하나였다. "사서 고민할 이유는 없다. 지금은 팀에 대한 고민만 하고 있다"는 것. "고민할 여력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황 감독의 말에서는 팀에 집중하고 싶다는 일념이 묻어났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대표팀 감독에 대한 질문을 들은 황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솔직히 할 말이 없다.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 후 경기장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 없이, 또 이명주 없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하는 황 감독에게 최근의 분위기는 한없이 불편해보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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