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인 딜레마…유먼-히메네스 어쩌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7.17 06: 05

타격 13위(.335) 루이스 히메네스. 다승 4위(9승) 쉐인 유먼. 그렇지만 이들 두 선수의 타율과 다승은 최근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깝다는 것에서 롯데의 고민이 시작된다.
롯데는 16일 현재 40승 37패 1무, 승률 5할1푼9리로 전반기 4위를 확정지었다. 후반기 더 높은 곳까지 탄력을 받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크리스 옥스프링은 최근 반등에 성공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굳게 지키고 있지만, 쉐인 유먼과 루이스 히메네스는 계속해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 히메네스, 정말 고국이 문제일까

히메네스 기용에 있어서 근본적인 문제는 포지션이다. 만약 히메네스가 전문 외야수였다면 최근 타격부진에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롯데는 1루수 자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루/지명타자인 히메네스를 또 뽑았다. 작년 겨울 김시진 감독은 "포지션에 관계없이 장타력이 있는 선수를 뽑아달라"고 구단에 요구했고 그 결과 히메네스가 입단했다.
원래 롯데도 외야를 소화할 수있는 선수를 찾았지만 장타력까지 함께 갖춘 선수는 드문데다가 너무 높은 몸값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히메네스와 최준석 등 1루수만 두 명을 보강했다. 시즌 초 최준석이 부진할 때에는 기존 1루수인 박종윤의 활약으로 공백을 메웠지만 최준석이 살아나자 이제는 공격과 수비 모두 부진한 히메네스의 활용법이 애매해졌다.
계속해서 하락하는 성적(월간타율: 4월.411 5월.337 6월.310 7월.200)과 줄어가는 출전수도 문제지만 히메네스의 야구를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원래 남미 선수들이 기분파지만 히메네스는 정도가 심하다. 훈련을 하다가 잘 안 되면 물건을 집어던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주장인 내야수 박준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히메네스에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적됐던 가족 문제는 크게 심각하지 않다는 소식이다. 베네수엘라 소요사태로 인해 고국에 남겨진 가족들로 인해 히메네스가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현재 가족들은 출국직전이라는 이야기다. 이미 아내는 비자가 나왔고 3명의 자녀만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히메네스 말고도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은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 유먼, 융화력은 최고…떨어지는 성적이 고민
유먼은 이제 롯데에서 '용병'이 아닌 '가족'으로 대우받는다. 융화력이 뛰어나고 동료들에 대한 배려, 유머까지 갖춘 유먼에 대해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우리 3년 차 신참'이라는 선수단의 말까지 나올 정도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수들을 위해 단체 티셔츠를 주문, 선물로 나눠줬다.
그렇지만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년 평균자책점이 치솟고(2012년 2.55, 2013년 3.54, 2014년 5.17) 있는데다가 세부성적까지 좋지 못하다. 특히 유먼의 탈삼진 능력은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게 문제다.
한국무대 첫 해 유먼은 누구와 붙어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1승 카드였다. 하지만 작년에는 성적이 조금 떨어졌는데, 특히 볼넷과 피홈런이 늘어난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유먼은 주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할 능력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탈삼진 능력까지 줄어들었다. 9이닝 당 2012년 7.1개, 2013년 6.6개를 잡았던 삼진이 올해는 4.9개까지 떨어졌다. 공격적인 투구로 많은 안타를 내주는 유먼은 삼진을 잡는 능력이 떨어지자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했다.
유먼의 7월 3경기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9.37. 아무리 타고투저라고 하더라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의 성적이다. 3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했고 피안타율도 3할6푼1리로 경기 내용까지 좋지 않다.
▲ 교체카드 고려할 정도인가
성적이 급전직하하고 있는 히메네스와 유먼, 과연 롯데가 교체카드를 꺼내들지가 관심사다.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선수를 쓰기 위해서는 이번 달 말일까지 교체를 확정지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현재 롯데는 교체까지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이제까지 보여준 것들이 많은 선수인만큼 단점을 수정하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히메네스가 최근 부진하지만 4월과 5월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게 사실이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최근 히메네스가 처음 왔을 때 안 좋았던 모습이 그대로 다시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히메네스의 약점은 상체가 따라나오는 점, 스프링캠프에서 히메네스는 박 코치의 지적을 받아들여 이를 고쳤지만 최근 다시 상체가 공을 따라다니고 있다.
이미 한 번 문제점을 수정했던 경험이 있는 히메네스이기에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동안 타격을 다듬는다면 후반기 반등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롯데 코칭스태프의 시각이다.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이 야구에 대해 진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유먼 역시 보여준 것들이 많은 선수다. 최근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탈삼진 능력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7월에는 9이닝 당 탈삼진이 7.7개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변수는 무릎 상태, 롯데는 이번 주 푹 쉬면서 다시 제 페이스를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