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우결' 남궁민-홍진영, 당신 둘 혹시 레알?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7.20 07: 52

두 연예인의 가상부부를 콘셉트로 차용한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묘미는 리얼함에 있다.
이 상황은 거짓이고, 이들은 가상속의 부부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모를 '혹시?'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스칠 때, '우결'의 재미는 수직상승한다. 아이돌을 비롯한 10~20대의 풋풋한 연애도 좋지만, 혼기가 찬 두 남녀의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설렘이 탁월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지난 19일 방송된 '우결4' 역시 그랬다. 지난 3월 시작되어 만난지 100일을 맞은 남궁민-홍진영 가상부부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면, 둘 중 한 명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젖어들 정도다. 그 만큼 두 사람의 케미는 세 커플 중 단연 돋보였다.

100일을 기념해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던 두 사람은 예고에 없던 상황극을 펼쳐 보이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로맨틱 코미디, 정통 멜로, 격정 멜로 등 여러 장르를 오가는 그들의 상황극은 우리가 그동안 TV에서 봐왔던 클리셰의 향연이었다. 어디서 한 번은 봤음직한 장면과 대사들은 시청자들도 함께 웃게 했다.
두 사람이 '우결' 제작진의 카메라 앞에서 펼쳐낸 상황극은, 이미 가상 부부라는 상황 속에서 또 다시 새로운 상황극을 생성해냄으로써 현실과 가상 부부의 간극을 '상대적으로' 줄여놓는 효과를 낳았다. 가상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실제와 가상의 경계선이 더 모호해지는 이치다.
남궁민과 홍진영의 '리얼함'은, 꼭 이날 방송 분량에서의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의식하거나 계산적이지 않은 진솔함과 솔직함이 묻어나는 언행들은, 이 두 사람이 단순한 '계약 관계'에 얽매인 가상의 부부라는 생각을 씻겨낸다. 자유로운 스킨십이 그렇고, 천연덕스럽게 수박씨를 상대방의 손에 뱉어 내는 순간도 그러했다. 가끔 '음란마귀'가 쓰이는 것도 확실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자신이 데려온 친구들을 잘 맞아줬다는 사실에 "가슴이 울컥할 정도로 고마웠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남궁민의 모습은 이미 가상부부로서의 그것을 넘어선 듯한 느낌이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 좋은 달달한 신혼 부부를 보는 듯하다.
다시 말하지만 '우결'의  재미 포인트는 설렘이다. '가짜'라고 적힌 푯말을 세워났음에도 불구하고 '혹시?'하고 고개를 갸웃하고 엿보게 만드는 '우결' 속 남궁민-홍진영 가상부부가 또 다시 '진짜 커플 탄생'의 기대감을 끌어올려놓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믿을 때마다 매번 배신당했지만, 이번 딱 한 번만, 더 속아본다.
gato@osen.co.kr
MBC '우리 결혼했어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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