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선수들의 반란, 한화 탈꼴찌가 보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0 06: 21

한화의 탈꼴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6경기에서 시즌 첫 3연승을 거두는 등 5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4번타자 김태균을 비롯해 한상훈·송광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든 백업 선수들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후반기 탈꼴찌를 기대케 하는 요소도 이들에게 있다.
백업 반란의 중심에는 외야수 김경언이 있다.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주전으로 풀타임을 보낸 적이 없는 그는 올해도 백업으로 2군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5월 중순 1군 진입 이후 주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시즌 49경기 타율 3할5푼5리 54안타 4홈런 29타점. 규정타석까지 56타석이 모자라지만 두 달 동안 지속되는 활약이라 인상적이다.

방망이를 잘 칠 뿐만 아니라 삼진(12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볼넷(22개)에서 나타나듯 선구안 향상도 눈에 띈다. 이제는 3번 타순에서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한화에서 김경언마저 없었다면 정말 아찔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김태균이 옆구리 통증으로 빠진 4번 타순에서는 김태완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규가 지명타자로 나서는 팀 사정상 대타로 역할이 한정돼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온 김태완이지만 7월 1군 복귀 후 5경기에서 17타수 10안타 타율 5할8푼8리 2홈런 6타점으로 회복세에 있다. 김태균이 빠진 3경기에서 4번타자로 선발출장해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한상훈이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자리에서는 이학준이 펄펄 날고 있다. 이학준은 7월 11경기에서 33타수 10안타 타율 3할3리 2타점 2도루로 하위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꾸준함까지 과시 중이다.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에서도 유격수-3루수를 넘나들며 안정감을 자랑한다.
신예 선수들도 기를 펴고 있다. 2년차 조정원과 신인 이창열도 한화의 구멍 난 내야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조정원은 지난 15일 문학 SK전에서 프로 데뷔 첫 3안타 3타점 경기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이창열은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프로 데뷔 첫 타석을 결승 1타점 3루타로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기를 9위 최하위(28승48패1무)로 마친 한화이지만 8위 SK(34승49패)와 격차는 2.5경기차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제 탈꼴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4강 싸움은 힘들어졌지만 탈꼴찌라는 현실적인 목표가 생겼다. 그 중심에 바로 백업 선수들의 반란이 있다. 주전 없이도 이길 수 있는 팀, 한화의 선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