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연애말고결혼’ ‘갈대녀’ 한그루, 왜 밉지 않을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7.20 07: 54

이렇게 밉지 않은 ‘갈대녀’가 또 있을까?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갈팡질팡하는 여주인공임에도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 시청자들의 편에서는 깊은 공감을 끌어내고 남자 시청자들에게는 의외의 매력을 어필하며 모두에게 사랑 받는 여주인공의 몫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19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극본 주화미 연출 송현욱)에서는 한여름(정진운 분)을 좋아한다면서도 공기태(연우진 분)를 걱정하며 그에게 끌리는 주장미(한그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주장미는 방송 말미 공기태에게 키스를 했다. 주장미와 한여름, 공기태와 강세아(한선화 분)가 모두 자리한 곳에 공기태의 고모 공미정(박희진 분)이 공기태-주장미의 관계를 지켜보고 있었다. 강세아는 이미 둘의 계약 연애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걸 쥐고 공기태에게 정자 기증을 해달라며 압박을 하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계약 연애가 어른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불 보듯 뻔 한 상황이었다.

결국 “나서지 말자”며 스스로를 붙잡았던 주장미는 공기태를 위해 다시 한 번 오지랖을 발휘했다. 그는 강세아에게 "강세아씨, 나도 가만히 못 있는다"며 연극을 시작했고 공미정 보란 듯 공기태에게 키스를 했다. 계약 연애 사실이 들킬 경우 어머니 신봉향(김해숙 분)이 원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기로 맹세했던 공기태를 지켜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키스에 반응하는 두 사람의 무의식은 달랐다. 공기태는 주장미와 진심으로 키스를 나누는 듯 열중했고, 이는 주장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모습은 모두를 놀라움에 빠트렸다.
사실 주장미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일명 ‘갈대녀’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걱정이 된다”며 공기태의 식사를 챙겨주는 등 그에게 끌리는 마음이 있지만, 한여름에게는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그와 키스를 하기도 했다. 보통 갈팡질팡하는 여주인공들은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기 일쑤.
그러나 주장미를 향한 반응은 그렇지 않다. 솔직하게 망가지는 공감 연기 덕분이다. 주장미를 연기하는 한그루는 여배우로서는 쉽게 소화하기 힘든 코미디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만취연기는 기본이고 지난 방송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설사병(?) 연기까지 선보였다. 이렇게 재밌는 여주인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그루가 그려내고 있는 주장미라는 인물은 누구보다 솔직한 사람이다. 솔직함의 대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때문에 (계약 연애이긴 하지만) 남자친구의 어머니에게 “공기태 그 새끼”라고 욕을 하거나 “(집안이) 막장 드라마다. 좀 짠하다”라고 거침없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결국 설득력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그려내는 배우의 연기력이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가 된다. 날이 갈수록 매력을 발휘하는 한그루와 그의 캐릭터 주장미가 또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연애말고 결혼'은 억지로 결혼을 강요받는 공기태가 집안을 포기시킬 목적으로 절대 집안에서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여자 주장미를 애인으로 소개시키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다. 연우진과 한그루 외에도 한선화 정진운 윤소희 등이 출연한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연애 말고 결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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