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레전드'의 은퇴를 축하하는 '레전드'의 헌정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7.20 20: 53

레전드 최은성(43, 전북)이 떠나는 길을 이동국(35, 전북)이 헌정포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전북의 골키퍼 최은성이 18년의 선수 생활을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마쳤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K리그 통산 532경기로 현역에서 은퇴한 최은성은 K리그 통산 한 구단에서 가장 많은 경기 및 시즌을 소화한 K리그의 레전드다. 최은성은 1997년부터 2011년까지 15시즌을 소화한 K리그의 레전드다.
전북은 최은성이 현역에서 떠나는 길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20일 상주 상무와 홈경기에 선발로 기용했다. 하프 타임 은퇴식 때문에 45분밖에 뛰지 못하는 탓에 후반전이 시작되면 권순태로 교체될 예정이었다. 전북으로서는 최은성이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반전 득점이 필요했다.

예상대로 득점은 쉽지 않았다. 부상과 퇴장, 임대 계약 조건 등으로 주축 선수의 상당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상주는 경기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내리는 등 수비 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전북은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중거리 슛 위주로 상주의 골문을 노려야 했다.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는 만큼 전북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북의 베테랑 이동국이 모두가 바라던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전반 17분 박스 왼쪽에서 레오나르도와 2대1 패스로 수비진을 흔든 뒤 왼발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역시나 레전드의 마음은 레전드가 잘 아는 법이었다. K리그 통산 161골(통산 1위), 218공격포인트(통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동국은 K리그의 살아 있는 레전드. 이동국은 레전드 최은성이 떠나는 길에 불안하지 않도록 골을 넣어 최은성의 떨리는 마음을 잡아주었다. 최은성을 위한 헌정포라고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의미 있는 득점포였다. 이동국의 득점포는 최은성의 마음을 잡아줌과 동시에 상주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수비만 할 수 없는 상주는 전반 26분 장혁진 대신 한상운을 투입하는 등 좀 더 공격적인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북이 원하던 상황이었다.
이동국의 활약은 득점포로 끝나지 않았다. 이동국은 후반 19분 한교원과 후반 20분 이승기의 추가골을 모두 도우며 전북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1골 2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K리그 통산 3번째로 60(득점)-60(도움) 클럽에 가입, 또 하나의 업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레전드 최은성의 은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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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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