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황동일, 신치용 믿음 얻기까지 '남은 한 걸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22 06: 39

"황동일이 제 몫을 잘해줬다."
100% 만족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컵대회 2경기를 치르며 빼놓지 않고 칭찬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황동일(28)이다.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A조 우리카드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3, 25-13, 26-28, 31-29) 진땀승을 거둔 후, 기자회견에 나선 신 감독은 잘해준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황동일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황동일은 이번 대회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컵대회 2경기에서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광우 대신 경기 중간중간 투입돼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191cm의 큰 신장을 활용한 블로킹, 좋은 서브 능력 등 황동일의 장점으로 손꼽힌 부분들은 물론 토스웍도 좋아져 유광우의 부진을 효율적으로 메워주고 있다.

발목이 좋지 않은 유광우의 상태를 알기에 신 감독도 황동일을 보다 많이 투입하려고 계산하고 있다. '만년 기대주'에 그치며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황동일은 비시즌 동안 체중이 6kg이나 빠질 정도로 운동에 매진했다. 삼성화재에서 살아남아야한다는 절박함이 황동일을 움직이게 했다. 본인 스스로도 "밥먹는 시간 빼고는 운동만 했다"고 할 정도다. 다른 선수들보다 30분 먼저 나와 운동을 시작하고, 30분 늦게 운동을 마치고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달라진 황동일의 모습에 신 감독도 너그러운 기색을 보였다. "손도 크고 토스웍도 좋은 선수"라고 황동일을 칭찬한 신 감독은 "동일이가 조금만 더 좋아지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직 부족한 감은 있지만, 분명히 드러나는 황동일의 변화가 신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신 감독의 굳은 믿음을 얻기까지는 한 걸음이 더 남았다. 마인드 컨트롤이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또 후에도 계속 황동일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버'가 심하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산 어디 절 같은데 한 3박 4일 보내면 어떨까 싶을 때도 있다"며 "조금만 더 하면 되는 시점에서 꼭 흥분해버린다. 마음이 급하다.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황동일도 신 감독의 마음을 알고 있다. 그는 우리카드와 경기를 마치고 "개막전 때보다는 스스로 컨트롤하려고 노력했다. 쫓기다보니까 안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며 "마음가짐을 개선해야한다.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길러야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이드 되면서 어려울 때 팀에 기여를 못해서 많이 죄송스러웠다"고 말을 이은 황동일은 "비시즌 때 준비를 많이 했다. 훈련량을 소화하다보니 이번 대회 치르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이 사실이다. 정규리그 때 좀 더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신 감독의 믿음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황동일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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