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세이브’ 오승환, 첫 시즌 日정복 현실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2 06: 52

오승환(32, 한신)이 한·일 통산 3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더 큰 목표가 남아있다. 일본 최고의 소방수 타이틀이 그것이다. 현실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승환은 21일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3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안타 2개를 맞아 위기에 몰리기는 했지만 흔들림 없이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선을 찍어 눌렀다.
이로써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래 한국에서 277세이브, 그리고 일본에서 23세이브를 추가해 한·일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는 임창용(38, 삼성)이 지난 5월 4일 한 발 앞서 기록한 이래 두 번째 기록이다. 두 번째이기는 하지만 오승환이 6살 어리다는 점에서 기록의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다.

감회가 남다를 법하다. 긴장되는 세이브 상황에서 300번이나 팀의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팀 동료들의 꽃다발과 축하를 받고 환하게 웃은 오승환도 경기 후 “300세이브를 달성해 매우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상은 거기까지였다. 오승환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더 집중해서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오승환의 말처럼 아직 시즌은 끝이 아니다. 그리고 오승환의 목표도 아직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다. 일본에서 성공해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어 하는 오승환은 이제 그 첫 단추인 ‘구원왕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차곡차곡 하나씩 계단을 밟은 오승환은 어느덧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있다. 경쟁자들과의 격차도 꽤 벌어졌다.
21일까지 23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2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16세이브)에 7개 앞선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다. 2위 그룹과는 격차가 있고 한신의 성적도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는 등 그다지 나쁘지 않아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시즌 초반 한 차례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다시 1점대 평균자책점(1.95)에 진입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퍼시픽리그를 통틀어서도 히라노 요시히사(오릭스·27세이브)에 이어 2위다.
선동렬(현 KIA 감독) 임창용 등 한국을 대표하는 소방수들이 여러 차례 노크를 했지만 아직 한국 선수가 일본무대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한 적은 없다. 선 감독은 1997년 38세이브를 거두며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와 동률을 이뤘지만 당시 ‘세이브 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렸던 일본의 규칙상 다승에서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야쿠르트에서 활약했던 임창용은 2010년 35세이브를 비롯, 세 차례나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지만 역시 구원왕에는 이르지 못했다.
오승환이 구원왕에 오른다면 이러한 상징적 의미는 물론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이는 쾌거가 될 수 있다. 최연소·최소 경기 150세이브 및 200세이브 기록을 달성하는 등 이 부문에서는 항상 최고를 달려왔던 오승환이 첫 시즌 만에 일본 무대까지 정복할 수 있을지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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