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합의판정 첫 날, 덕아웃 뒤에 등장한 TV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2 18: 22

심판 합의판정이 도입된 후반기 첫 날, 덕아웃 뒤에 텔레비전(TV)이 등장했다.
후반기부터 비디오 판독 요청을 의미하는 '심판 합의판정' 제도가 새롭게 적용됐다. 22일 사직 롯데-삼성전에서도 합의판정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덕아웃 뒤쪽에 설치된 50인치 LED TV의 등장이었다.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었다.
롯데가 홈으로 쓰는 사직구장 1루 덕아웃 뒷편 출입구 위쪽에 50인치 LED 대형 TV가 설치됐다. 경기 전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와중에도 수리 기사들은 TV 및 케이블을 설치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롯데 덕아웃에서 뒤로 들여다보면 한 눈에 보일 수 있게끔 위치해 있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감독들과 방송사만 골 아프고 죽어나게 생겼다. 30초 내로 합의판정을 요청해야 하는데 방송사가 바로 리플레이 화면을 잡아줄지도 모르겠다"며 "2사 이후에는 10초 내로 해야 하는데 방송이 조금만 늦어도 놓치게 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과 수신호도 준비했다. 선수들이 오심이라고 확신이 들 경우 그라운드에서 손가락으로 네모자를 그리는 것으로 입을 맞췄다. 김 감독은 "직접 플레이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오심인지 아닌지 안다. 의심이 되면 제스처를 확실하게 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TV 설치를 놓고 원정팀에 대한 배려 이야기도 나왔다. 원정팀 3루 덕아웃에는 따로 TV가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공정하게 해야 한다.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 만든 제도인데 공정하게 똑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KBO에 공문을 보내며 모든 구장에 홈-원정 덕아웃에 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에서는 선수들에게 따로 합의판정 신청을 위한 수신호는 만들지 않았다. 다만 TV 리플레이를 확인한 뒤 벤치에서 류 감독에게 보내는 사인을 만들었다. 류 감독은 "TV를 본 매니저가 오심이라면 엄지를 올리고, 아니면 엄지를 내리는 것으로 정했다"며 "선수들과 베이스코치들이 가까이 있는 만큼 제스처를 잘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제도 도입인 만큼 당분간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시진 감독은 "결론은 내가 내야 하는 것이지만 코치들도 각자 파단해서 빠른 시간에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도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앞으로 하다 보면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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