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라서 행복" 대전서 꽃피는 조인성 해피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3 13: 00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한화 최고참 안방마님 조인성(40)은 독수리 군단으로 이적해온 뒤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스스로도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사람 좋은 미소로 선수들과 빠르게 융화됐다. "정말 한화라서 행복하다는 말이 딱 맞다"는 게 조인성의 말이다.
조인성의 해피야구가 대전의 한화에서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다. 한화는 지난 22일 대전 NC전에서 연장 10회 정현석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12-11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난 2011년 9월2일 대전 넥센전부터 9월6일 대구 삼성전까지 4연승한 뒤 무려 1052일만의 4연승 감격을 누렸다.

그 중심에 바로 조인성이 있었다. 9-11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무사 1루에서 고창성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케 하는 큰 타구. 그대로 빨랫줄처럼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동점 투런 홈런으로 장식돼 대전구장을 용광로처럼 달궜다. 4타수 2안타 3타점에 3차례 도루저지까지 공수에서 펄펄 날며 한화 4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조인성은 지난달 초 이대수·김강석과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한화로 팀을 옮겼다. 이재원의 성장과 정상호의 존재로 인해 SK 내에서는 입지가 좁았지만 한화는 그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는 팀에서 조인성처럼 경험 많은 베테랑이 필요했다. 한화 선수들도 조인성을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가족 같은 팀 분위기에 조인성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조인성은 "한화에서 뛰고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 어린 후배부터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SK에 있었으면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경기에서 결과를 떠나 이렇게 유니폼 입고, 포수장비를 챙기며 경기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웃었다.
비록 한화의 팀 성적은 여전히 최하위로 처져있지만 조인성은 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비록 지금은 하위권에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어려움을 잘 이겨내면 언젠가 좋은 날도 올 것으로 믿는다.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희망론을 설파했다. 그의 말대로 포수 정범모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조인성은 "범모가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 역시 기분이 좋다. 또 한편으로는 긴장을 하게 된다"고 했다. 한화가 기대했던 부분이다.
한화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은 조인성은 더 큰 꿈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대전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1700경기를 돌파한 그는 22일까지 17시즌 통산 1711경기를 뛰었다. 포수로는 박경완(2043경기) 김동수(2039경기) 진갑용(1773경기)에 이어 역대 4위. 우상 김동수를 넘어 포수 최다 출장이 목표다.
조인성은 "그동안 아픈 것을 묵묵히 참으며 뛰었던 게 지금까지 왔다. LG 시절 김성근 감독님께 배운 것이다. 누군가 나의 자리를 대신하면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던 덕"이라며 "앞으로도 힘이 떨어지기 전가지 많은 경기에 오랫동안 뛰고 싶다. 2000경기 돌파를 위해서라면 3~4년은 더 뛰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베테랑을 예우하는 한화에서라면 조인성의 해피야구를 대전에서 오래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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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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