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KLPGA, 김효주부터 95년생 돌풍...라이벌전까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7.23 13: 05

숨가쁘게 달려온 2014 KLPGA투어가 반환점을 맞이했다. 올해 KLPGA 투어는 27개 대회(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제외), 총상금 약 160억 원, 평균 상금 약 6억 원의 규모로 확대됐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막을 올린 2014 KLPGA 투어를 중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알아보고자 한다.
▲투어 환경 개선과 출전 기회 확대한 2부 티오프제
KLPGA는 올해부터 투어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2부 티오프제'를 도입했다. 오전과 오후로 조를 나눠 티오프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자 애썼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 6시간 가량 진행됐던 경기가 올해 4시간 30분대로 접어 들며 약 1시간 30분이 단축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 인해 대회 출전 선수 수가 늘어났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2013년 평균 108명이던 출전 선수는 올해 최대 141명까지 늘어나 약 20명의 선수들이 추가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2부 티오프제는 투어 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하는 등 1석 2조의 효과를 나타내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김효주, 독주체제 굳히나?
 
김효주(19, 롯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1년 6개월만에 승수를 추가한 김효주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까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제5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했던 김효주는 2013시즌 프로 데뷔 2개월 11일만에 우승하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꾸준한 경기력으로 10위권을 유지하던 김효주는 최근 시즌 2연승을 기록하며 한껏 물이 오른 상태다. 기복 없는 경기력을 통해 상금순위 1위,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효주가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을지 기대된다.
▲95년생 루키 트로이카의 돌풍
백규정(19, CJ오쇼핑)-김민선(19, CJ오쇼핑)-고진영(19, 넵스)으로 이어지는 95년생 루키 트로이카가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국가대표 출신 신인왕 라이벌이자 둘도 없는 '절친' 사이인 이들은 과감한 플레이와 빼어난 성적으로 KLPGA 투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하고 있는 이들은 당분간 KLPGA투어를 책임질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다.
선두주자는 단연 백규정이다. 2014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루키 돌풍을 예고했던 백규정은 시즌 4경기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승 후 두 경기 연속 컷 탈락 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제4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괴물 신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루키가 데뷔 해에 다승을 기록한 것은 2006년 신지애(26)가 3승을 올린 이후 8년 만이었다.
호쾌한 장타로 주목 받는 김민선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막전 경기였던 '제7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하며 이름을 알린 김민선은 현재까지 톱10에 6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은 시즌 초반 백규정과 김민선5에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페이스가 가장 좋다. 'E1 채리티 오픈'부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 연속 10위 안에 들며 상승세를 타고 있고 특히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2위를 기록하며 어느새 상금순위 9위, 대상포인트 4위에 진입했다. 이들이 엎치락 뒤치락 펼치는 신인왕 경쟁은 KLPGA투어의 또 다른 흥미요소이다.
▲꾸준한 노력으로 이룬 2년 연속 우승
이민영(22), 이승현(23, 우리투자증권), 허윤경(24, SBI저축은행), 전인지(20, 하이트진로).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2년 연속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KLPGA투어에서는 매 해 실력 있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꾸준한 노력과 자기관리 없이 2년 연속 우승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우승이 의미가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승수를 추가하며 탑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밖에 9시즌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윤채영(27,한화)과 근성 있는 플레이로 2년 만에 정상에 오른 윤슬아(28,파인테크닉스)도 노련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세월호 애도 물결
기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쯤 진도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전국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KLPGA도 뜻을 함께 했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4'에서 선수들은 원색 의상 착용을 자제하고 애도리본을 부착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제4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총상금의 5%를 기부해 아픔을 나누고자 했다. KLPGA 자체 성금이 더해진 기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됐다.
대회를 유치하는 스폰서들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넥센과 우리투자증권은 프로암 대회를 취소했고 교촌F&B는 5월로 예정돼 있었던 대회를 8월로 연기했다. 저마다 표현의 방식은 달랐지만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만은 하나였다.
▲기대감 증폭시키는 다양한 대회들
 
2014 KLPGA투어는 7월 31일(목)에 열리는 '한화금융 클래식 2014'을 시작으로 5주 연속 대회가 열리는 등 일정에 박차를 가한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매 주 대회가 치러지는 만큼 승부를 예측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6회 KLPGA챔피언십', '제1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STAR 챔피언십' 등 3개의 메이저 대회도 우승 재킷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도 2년 만에 부활한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2014' 등 다양한 대회들이 마련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끝나지 않은 라이벌 열전
지난해 KLPGA 투어의 최대 이슈는 장하나(22, 비씨카드)와 김세영(21, 미래에셋)의 치열한 라이벌 열전이었다. 이들은 시즌 초반 나란히 1승씩을 거두다가 후반 들어 2연승을 몰아치며 공동 다승왕(3승)에 올랐다. 올해 행보도 비슷하다. 장하나는 시즌 첫 대회인 '2013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우승하며 상쾌한 출발을 했고 김세영 역시 '2014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시동을 걸었다.
USLPGA 대회 출전 등으로 100%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이들은 중요한 경기가 많이 남은 하반기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꾸준히 톱10에 진입하며 예열을 마친 두 라이벌의 맹활약이 기대된다. 
이밖에도 2011, 2012 상금왕 김하늘(26, 비씨카드)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올 시즌 2위만 세 번 기록하는 등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만큼 페이스 유지를 잘 한다면 우승은 시간 문제일 듯 보인다.
지난해 KLPGA투어는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탄생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적절한 신구 조화를 이루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2014 KLPGA, 과연 마지막에 미소 짓는 자는 누가될 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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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위), 백규정-김민선-고진영(가운데), 김세영-장하나(아래) /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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