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삼성 20홈런 타자 4명, 동반 상승 효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4 13: 01

20홈런 타자만 4명. 삼성의 대포 야구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삼성은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만 4방을 폭발시키며 15-12 역전승을 일궈냈다. 채태인이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가운데 야마이코 나바로와 이승엽이 차례로 시즌 20호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나란히 22개의 홈런을 친 최형우·박석민까지 삼성은 20홈런 타자만 무려 4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한 팀에 20홈런 타자가 4명 이상 나온 건 역대 12번째.
1999년 한화(로마이어·장종훈·데이비스·송지만) 삼성(이승엽·스미스·김기태·신동주) 해태(샌더스·홍현우·양준혁·장성호·브릭스) 2000년 한화(송지만·로마이어·장종훈·이영우·데이비스) 삼성(이승엽·김기태·프랑코·스미스) 2003년 삼성(이승엽·마해영·양준혁·브리또) 2005년 한화(이범호·데이비스·김태균·이도형) 2009년 넥센(브룸바·클락·강정호·송지만) 2009년 삼성(박석민·최형우·강봉규·신명철) 2010년 롯데(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강민호) 두산(김현수·이성열·최준석·김동주·양의지)이 주인공.

이 중에서 삼성이 4차례로 가장 많아 전통의 홈런군단다운 역사를 자랑한다. 그 중심에 바로 이승엽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의 1999·2000·2003년에는 이승엽이 한창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이었다. 이승엽을 필두로 피해갈 수 없는 삼성의 지뢰밭 타선이 상대에 극도의 공포감을 심어줄 때였다.
그런데 올해 삼성의 화끈한 홈런야구가 부활하고 있다. 팀 홈런은 105개로 넥센(121개)에 뒤진 2위이지만 20홈런 타자로 한정하면 그들을 능가한다. 넥센에 20홈런 이상 타자는 이 부문 1~2위 박병호(30개) 강정호(26개) 둘 뿐이지만 삼성에는 최형우·박석민·이승엽·나바로까지 무려 4명이 포진해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역사의 산증인 이승엽은 삼성의 빅야구 부활을 동반 상승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 개개인이 맡은 바 역할을 잘 해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이 좋다는 게 크다. 좋은 타자들이 많이 있으니 같이 살아나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타자 의존도가 낮으니 견제를 받지 않는다. 앞뒤로 좋은 타자들이 있어 상대가 정면승부를 많이 걸어오는 것이다. 승부를 해올수록 홈런 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1회 선두타자 홈런만 3개나 터뜨린 나바로는 1번타자의 특성상 상대가 무조건 피해갈 수 없다. 4~6번 최형우·박석민·이승엽은 촘촘하게 붙어있어 함부로 도망가기 어렵다. 최형우를 넘어도 박석민이 있고, 박석민을 걸리려 해도 이승엽이 있어 승부를 해야만 한다.
과거 삼성 강타선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이승엽은 "그때랑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무리"라며 "그때보다 확실히 팀에 힘이 생겼다. 3연패를 해서인지 선수들 전체가 여유와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 이번에도 전반기에 4연패하며 안 좋은 모습도 있었지만 팀 전체가 빨리 타격감을 찾으며 본래 모습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삼성은 우승 조급증에 시달린 팀이었지만 이제는 최강자의 여유를 갖고 있다.
2012년 21홈런에 이어 2년 만에 20홈런 고지에 복귀한 이승엽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승엽은 "20홈런에 복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20홈런을 넘겼으니 더 많이 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산술적으로 이승엽은 32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최형우가 부상에서 빨리 돌아오면 4명의 30홈런 타자 탄생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팀에 30홈런 타자가 3명 나온 건 3번 있었지만, 4명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삼성 홈런타자 4인방이 새 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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