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6번 이동 적중, 삼성 폭탄 타순 재점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4 10: 40

삼성의 폭탄 타순이 돌아왔다. 새로운 6번타자 박한이(35)가 폭탄을 터뜨린 것이다.
삼성은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장단 18안타를 폭발시키며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6번타자로 나선 박한이의 존재감이 단연 빛났다. 2루타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난 것이다. 마치 제자리인 듯 적극적인 타격으로 중심타선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번과 함께 6번 타순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령탑이다. 류 감독은 "6번 타순은 중심타선도 아니고, 하위타선도 아니지만 타점 찬스가 굉장히 많이 온다. 6번에서 타점이 많이 나오는 날에는 승리할 확률이 높다"며 이를 일컬어 폭탄 타순이라 표현했다.

6번 타순이 터지면 그야말로 폭탄이 돼 타선 전체가 폭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삼성이 그랬다. 이승엽이 6번타자로 고정돼 채태인-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견제를 분산시켰다. 이승엽은 6번타자임에도 홈런 20개에 팀 내 최다 63타점을 쓸어담았다.
그런데 6번 타순에 변화가 생겼다. 부동의 4번타자 최형우가 전반기 막판 수비 중 갈비뼈 미세 골절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3번과 5번으로 기용하며 6번 타순에 우동균·김헌곤을 넣었다. 그런데 이승엽 만큼 폭발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꺼내든 카드가 베테랑 박한이였다. 류 감독은 "형우가 빠지면서 6번 타순이 많이 약해졌다. 6번이 강해야 타선이 살아난다"며 박한이의 6번 기용을 설명했다. 어느 타순에 갖다 놓아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박한이의 노련미를 믿었고, 타순 변경 첫 날부터 무섭게 폭발했다.
삼성은 최형우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첫 3경기에서 총 8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는데 6번 타순에서 딱히 인상적인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한이는 이날 1회 2사 2·3루 첫 타석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7회에도 1사 2루에서 중전 안타로 역전과 대량 득점 물꼬를 텄다. 이날 삼성은 18안타 15득점의 화력을 자랑했다.
최형우의 복귀 시점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한이의 6번 기용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최형우가 빠진 가운데에도 박석민·채태인·이승엽 등 중심타자들은 물론 폭탄 타순을 새롭게 맡게 된 박한이까지 피해갈 틈이 없다. 부상자의 공백을 무색케 하는 1위 삼성의 위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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