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비장의 무기 19禁 다시 꺼내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7.24 16: 58

안상휘 CP "19금 기획 얘기 있어왔다..논의할 수도"
15세를 기본 시청 등급으로 조절했던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는 다시 19금 으로 회기할 수 있을까? 19금 등급 방송은 시즌5 초반부터 특집 제작 등의 기획으로 논의됐던 부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규제를 받은 이 프로그램이 다시 한 번 익숙한 19금 기획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에 따르면 'SNL코리아5'는 지난 3월 23일 방송된 정준하 편과 3월 30일 방송된 정성화 편의 일부 장면으로 인해 경고를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출연자에게 ‘좋아하는 자세’, ‘첫경험’, ‘밤일’ 등의 단어를 포함하여 질문을 던지거나, 부인이 임신한 후 혼자 어떻게 보내는지 등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대화를 유도하고, 팬클럽에 대해 이야기하며 ‘발기인’을 반복하여 언급하는 장면 등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수용수준)제2항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SNL 코리아'의 안상휘 CP는 24일 OSEN에 "경고를 받은 단어들은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것들로, 방송 당시 유머를 위해 살짝 언급하고 넘어가려 했던 부분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그날 리허설 진행을 하지 못해서 게스트와 그 부분에서 소통이 부족했고 그 때문에 의도와 다르게 비쳐진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즌 5 초반부터 19금 방송 특집을 기획하자는 얘기는 있어왔다. (15세 등급으로 전환한 후) 19금 방송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 같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이후에도 방통심의위의 제재 대상이 된다면 다시 19금 등급의 방송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라며 고민을 알렸다.
'SNL 코리아'는 시즌5를 시작하며 시간대를 토요일 오후 11시에서 오후 9시 50분으로 1시간 10분 앞당기고, 기존 19세에서 15세 이상 등급으로 방송 수위를 전환했다. 그간의 'SNL 코리아'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청자 층을 포용할 뿐 아니라 재방송 시간의 폭을 넓혀 새로운 시청자 층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은 첫 회에서부터 시즌 통틀어 자체 최고 시청률인 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이후 2%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즌 통틀어 단연 돋보이는 결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다양한 시청자 층을 껴안은 만큼 기존 'SNL 코리아'의 색을 살리는 데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다. 제작진은 시즌 5 초반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19금 개그가 아닌 패러디 개그”로 강조하며 “드라마, 영화 등 패러디의 소재는 언제나 끊임없이 나온다”라고 자신했다. 물론 패러디의 장점이 잘 살아나긴 했지만 기존 시청자 층은 어느 방송에서도 볼 수 없었던 'SNL 코리아'만의 과감한 19금 개그가 포기된 것에 대해서 볼멘소리를 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SNL 코리아'를 널리 알린 것은 19금 수위의 코미디였다. 신동엽, 유희열 뿐 아니라 국내 유명 스타들이 지상파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성적 농담과 코미디를 보여줬던 'SNL 코리아' 시리즈는 사실상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이 꽁꽁 사매고 있었던 수위의 빗장을 풀어버렸다. 이는 이후 등장한 JTBC '마녀사냥'을 위시한 19금 예능 프로그램들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다고 평가될 수 있는 성과다.
결국 ‘SNL 코리아’는 대중성과 폭 넓은 표현 수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고와 같이 기존 19금 유머의 '아슬아슬'한 수위에 가까이 가면서도 규제를 지키려는 시도는 재미는 있지만, 결국 제재의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딜레마에 빠진 'SNL 코리아'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일단은 시즌5 초반에 밝혔듯 19금 등급을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응에 따라 본격적인 전환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jenej@osen.co.kr
'SNL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